40세 미만이어도 백내장 검사 받아야 할 땐 언제일까

[정심교 기자] 입력 2022.07.27 09.03

[건강 100대 궁금증] 〈21〉 백내장 검사 권장 대상·시기

중년 이후 눈에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백내장입니다.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해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인데요. 노안과 발병 시기가 겹쳐 백내장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백내장 검사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만 받는 게 좋을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21번째로 백내장 검사는 누가 언제 받는 게 좋을지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백내장의 주요 원인은 '눈의 노화'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백내장 발생률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노화로 인한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며, 일반적으로는 별다른 증상 없이 계단식으로 점차적인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백내장을 '노안'으로 혼동해 검사를 미루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40대부터는 눈에 특별한 이상 증세가 없더라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40세 미만이어도 눈에 타박상을 입었거나 눈 주위 얼굴 또는 머리에 외상을 입은 경우, 당뇨병을 동반한 백내장 위험군에 속한다면 1년에 힌 번씩은 검사를 챙겨 받는 게 권장됩니다.

안구 내 염증(포도막염 등), 기저질환(아토피 피부염, 고혈압, 당뇨병 등) 때문에 수정체 혼탁이 가속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백내장은 젊은 나이에서 발생하며 진행 속도도 빠릅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도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백내장 발병 확률이 높아지고, 고도근시 환자는 정상인보다 망막·시신경이 약해지면서 백내장이 조기 발병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눈 비비는 습관이 있는 경우, 머리 쪽 방사선 치료 경력이 있는 경우에도 백내장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됩니다.

이들 백내장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선천적 백내장'도 있습니다. 유전, 임신 초기에 풍진에 걸린 경우 등이 원인입니다. 실제로 신생아도 백내장에 걸릴 수 있습니다. 아이의 검은 눈동자에 회색빛이 돌거나 생후 3개월이 지나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하는 경우, 불빛·햇빛에 심하게 눈부셔하거나 이동하는 물체를 눈동자가 따라가 보지 못한다면 백내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백내장도 가족력의 영향도 있으므로 부모가 이른 시기에 백내장에 진단·치료를 받았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아래 대표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백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에 가까운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1. 눈앞에 안개가 낀 것 같이 느껴진다.

2.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모두 흐릿하게 보인다.  

3. 실내조명에도 눈이 부시다.

4. 한쪽 눈을 감고 사물을 봤을 때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인다.(수정체 부분적인 혼탁으로 인해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것)

5.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인다.

6. 안경·돋보기를 착용해도 잘 보이지 않는다.  

7. 예전에는 돋보기를 써야 보였던 글씨가 돋보기 없이도 잘 보인다.(백내장으로 수정체 중심부가 딱딱해져서 수정체의 굴절률이 증가하면서 근시 상태가 생기기 때문)

8. 까만 눈동자에 백태가 끼어있다.
 

눈 비비거나 자외선 노출돼도 '위험' 

노안인 줄 알고 백내장 증상을 참고 참다가 너무 불편해 병원을 방문하면 통상적인 수술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됐을 수 있습니다. 또는 다른 합병증이 발생해 추가적인 손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안개가 낀 듯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 안과를 방문해 백내장 여부, 기타 안과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은 눈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백내장, 비문증, 망막 열공·출혈, 망막박리까지 이어지는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눈 외상, 눈 염증 질환,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 자외선 과다 노출, 지나친 흡연은 백내장 진행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삼가야 합니다. 토마토·시금치·베리류·견과류 등에 풍부한 비타민 C·E,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영양소도 백내장 예방에 도움됩니다.

도움말: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 정종진 김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김균형 센트럴서울안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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