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개선하는 심미 보철, 목적에 맞게 선택해야"

[이민영 기자] 입력 2022.07.12 14.17

[치과 명의의 덴탈 솔루션]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홍성진 교수

변색되거나 고르지 못한 치아가 신경 쓰이면 자칫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환하게 웃기 꺼려지고 발음이 새는 경우가 있어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되는 다양한 보철 치료가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홍성진 교수에게 보철 치료의 종류와 장단점을 물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보철 치료와 심미보철은 무엇인가.
“보철치료는 입 안에 보형물을 넣어 치아 형태를 바꿈으로써 기능이나 심미성을 개선하는 것을 통칭한다. 치아 표면을 최소한 삭제해 얇은 세라믹을 붙이는 라미네이트, 치아 전체를 덮어씌우는 완전도재전장관(크라운), 틀니·임플란트가 보철 치료에 해당한다. 심미보철은 보철을 통해 치아의 형태부터 색, 안모(顔貌)라고 하는 인상의 회복까지 개선하는 것을 아우른다. 라미네이트·크라운·틀니가 여기에 속한다.”

-틀니도 심미보철에 해당하나. 
“그렇다. 예컨대 위아래 전체 치아가 없는 환자의 경우, 임플란트나 틀니를 선택할 수 있다. 만일 환자가 저작 기능보다 무치악으로 인한 팔자 주름을 회복하길 더 원하면 틀니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치아 발치로 잇몸뼈가 많이 줄어서 팔자주름이 생긴 경우 틀니로 심미성을 회복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앞니 틀니의 형태를 잡을 때 가틀니를 만들어 입 안에 넣어보는 과정이 있다. 이때 가틀니가 환자 입술을 적정하게 지지해 입술이 어느 정도 팽팽해지는지 등을 평가한다.”

-심미보철로 기능이 개선되기도 하나.
“틀니처럼 심미보철은 심미성뿐 아니라 기능성이 항상 같이 간다. 보철물에 따른 장단점과 심미성 개선 정도를 자세히 설명 듣고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라미네이트·크라운으로 치아 길이가 변하면 발음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어금니가 없거나 많이 닳아서 낮아진 경우엔 입을 다물었을 때 아래턱이 더 다물어지면서 턱이 앞으로 나온다. 이럴 땐 어금니를 넣어주면 전체 안모가 개선되는 특수한 사례도 있다. 반면 심미성만을 추구했다가 치아 관리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잇몸뼈가 다 녹아 뿌리가 드러나면서 치아와 치아 사이에 공간이 보이는 경우 심미적으로는 좋지 않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인위적으로 막아버리면 음식물이 꼈을 때 안 빠지고 염증이 생겨 잇몸뼈가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심미성과 기능적인 면이 상충하는 사례라서 구강 상태에 따른 치료 목적과 결과를 비교해보고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라미네이트·크라운은 어떤 환자에게 권하나.
“심미보철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라미네이트가 잘 알려져 있다. 라미네이트의 장점은 치아 삭제량이 적어 본인의 자연 치아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의 형태를 조금만 변형시키거나 원래 치아보다 크게 붙이는 것만으로도 심미적인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행한다. 반면 적게 깎기 때문에 변형시킬 수 있는 범위가 작다. 또 얇은 보철을 치아에 붙이는 방법이라서 깨지거나 떨어지기 쉽다. 라미네이트를 했는데 자주 떨어지면 그 다음 단계로 크라운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크라운을 했다가 라미네이트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라미네이트는 상대적으로 연령이 어린 환자에게 많이 권한다. 라미네이트는 얇기 때문에 본인의 치아 색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치아 색이 어두우면 신경 쓰일 수 있다. 이럴 땐 미백을 먼저 한뒤 라미네이트를 하기도 한다. 본인이 원하는 치아 색상이 미백으로도 한계가 있다면 크라운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라미네이트가 잘 떨어지는 게 신경 쓰이고 불편한 환자, 교합을 개선하는 등 치아 삭제량을 늘려 형태를 바꿔야 하는 경우에 크라운을 추천한다. 요즘은 안면 스캔 같은 디지털 기법을 통해 치료 후 기대 효과를 비교해볼 수 있다.”

-치료 후 관리에서 중요한 점은 뭔가.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라미네이트는 크라운보다 충치가 덜 생기기는 한다. 치아의 가장 바깥쪽 단단한 부분인 법랑질에 보철을 붙이는데 법랑질은 충치가 잘 안 생기는 곳이다. 충치가 생기더라도 라미네이트가 얇기 때문에 발견이 잘 된다. 충치가 생기지 않으면 라미네이트가 떨어져도 그대로 다시 붙이면 된다. 라미네이트든 크라운이든 칫솔질을 잘해서 충치가 안 생기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 너무 단단한 음식은 먹지 않는 게 좋다.”

-미백·교정과 비교 시 심미보철의 한계점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추천되는 치료법이 다르다. 교정은 치아를 전체적으로 움직여 심미성과 교합 상태 등을 개선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치료 기간도 길다. 또 치아를 움직일 수는 있지만 주위 치아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치아를 크게 한다거나 치아의 색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 심미보철은 치료 범위에 해당하는 치아의 형태나 색, 일부 교합 정도의 개선은 가능하지만 전체적인 교합의 변화는 어렵다. 또 치아의 위치까지 변화시키기는 어려워 치료 결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환자가 원하는 치료 결과에 대해 치과의사와 상의한 후 가장 부합하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임플란트 보철을 오래 쓰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임플란트의 10년 생존율이 현재 95% 정도다. 임플란트 뿌리가 남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임플란트를 제거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임플란트 주위염이다. 임플란트 치아는 자연치아와 달리 치아 뼈가 녹아도 통증이나 치아 흔들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는 특별히 불편함이 없어도 6개월에 한 번은 임플란트를 심은 치과에 가서 점검 받아야 한다. 그래야 임플란트뿐 아니라 남은 치아도 최대한 오래 쓰도록 관리할 수 있다. 우리 병원에서는 보철 후 높이·교합 등을 조정하고 잇몸을 관리하기 위해 보철과·치주과가 협진하며 환자 치아를 점검한다. 환자는 임플란트 수술 시 임플란트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임플란트는 회사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의사마다 보철 방법에 차이가 있어서 치료받은 병원이 아니면 많이 손대기가 어렵다. 임플란트 회사에 대한 정보, 임플란트를 영구적으로 혹은 임시로 붙인 건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도움된다.”

-보철 치료를 위한 병원 선택 시 고려할 점은 뭔가.
“최근엔 치과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예전보다 쉬워져서 환자들이 꽤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내원한다. 또 여러 치과에서 진단을 받고 비교해본다. 이 과정에서 치과마다 치료 계획이 다를 때 환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 계획은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치과의사의 지식·경험·선호도에 따라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난다. 각 소견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신뢰할 만한 치료 방법과 비용을 제시하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이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치료의 장단점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곳을 권한다. 한곳에서 오래 자리를 지켜온 치과도 신뢰할만하다. 어떤 치료든 장점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장된 치료 결과만을 광고하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일반적인 비용보다 너무 낮은 비용을 제시한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덧붙여 심미치료는 환자마다 원하는 기대치가 다르다. 막연하게 오는 경우도 많아서 치료 후 결과가 환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환자와 의료진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진단에서 중요하다. 예컨대 무조건 밝고 하얀 치아를 심미적으로 추구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치과의사 입장에서 지나치게 인공적인 색상은 결과적으로 심미성에서 그리 좋지는 않다. 치아 색을 하얗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으나 주위 치아와 조화로운 색을 만드는 것이 난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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