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다발골수종, 이제는 재발률 낮추는 글로벌 표준치료로 생존기간 연장 가능”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6.30 16.25

[J인터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

다발골수종은 림프종·백혈병과 함께 3대 혈액암이다.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정상적인 면역체계가 파괴돼 빈혈·감염·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보다는 남성이 조금더 많고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다. 낯설게 느껴지지만 한국에서 매년 1000여 명이 다발골수종으로 새롭게 진단받는다. 평균 발병 연령이 67세로 고령인 데다 잘 낫지 않아 치료를 포기하기 쉽다. 

다발골수종은 조혈모세포 이식 등 치료를 해도 반복적으로 재발해 난치병으로 악명이 높다. 1차 치료부터 최적의 약으로 재발 시점을 늦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재발 시점 연장을 최초로 입증한 치료제인 레날리도마이드(상품명 레블리미드)로 자가조혈모 이식 전 관해를 유도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에게 최신 다발골수종 치료에 대해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Q1.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다발골수종은 재발률이 매우 높은 난치성 질환이다. 다발골수종 환자 대부분이 재발을 경험한다. 치료 후 호전돼 증상이 사라졌다가 2~3년이 지나면 다시 악화한다. 그런데, 치료를 반복하다보면 어떤 항암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치료 불응성 상태가 된다. 치료 이후 재발하는 기간도 점차 빨라진다. 따라서 1차 치료에서 최적의 약을 사용해 재발을 막거나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늦었지만 한국도 올해 4월부터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전 관해를 유도할 때 건강보험급여 지원을 받아 전세계 다발골수종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은 RVD(레날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요법을 적용해 처음부터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2.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전 RVD 요법으로 관해를 유도하면 어떻게 달라지나.

“다발골수종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를 늘려 재발 시점을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확인한 임상연구도 충분하다. RVD 유도요법은 VTD(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유도요법과 비교해 아주 좋은 부분 관해 이상(Very Good Partial Response, 이하 VGPR) 반응률을 보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3주기 유도요법 후 VGPR 반응률 55.6%, 6주기 유도요법 후 VGPR 반응률은 70.5%로 치료 전반에 걸쳐 점진적으로 증가해 VTD 대비 유의하게 높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최적의 치료법인 셈이다.

부작용 발생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RVD요법이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주로 1세대 약제인 탈리도마이드를 주로 사용했다. 항암치료 때 손발이 시리듯 아픈 말초신경병증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개량된 2세대 약제인 레날리도마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부작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반복된 재발에 치료 불응성 상태로 진행
관해 치료에 레날리도마이드 급여 적용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등 효과 입증 
Q3.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전과 비교해 차이를 느끼는지. 

“아직은 급여가 적용된지 두 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충분한 비교는 하지 못했다. 다만 기존 해외에서 진행된 논문과 임상 결과 등을 통해 RVD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그동안 한국은 관해를 유도할 때 RVD요법이 그동안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커 치료 현장에서 활발하게 쓰이지 못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5년 가량 늦은 편이다. 이번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로 RVD요법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치료 방식이다. 2022년 발표된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RVD 요법을 다발골수종 치료 시 이식 가능 또는 불가능한 경우 모두에서 가장 높은 권고 수준인 ‘preferred regimen, 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 또는 불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 모두에서 첫 번째로 선택하는 요법(1st option)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환경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다발골수종 치료는 관해유도 요법→ 조혈모세포 이식→ 유지 요법이 묶음으로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가장 먼저 조혈모세포 이식이 약 3년전에 급여가 적용됐다. 조혈모세포 이식 효과를 높여주면서 무진행 생존 기간 등을 연장한 것으로 입증한 관해유도 요법은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된다. 마지막 단계인 유지요법도 이번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을 통과했다. 이를 통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여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Q4. 유지 요법은 왜 중요한가. 

“조혈모세포 이식의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은 2~3년 정도다. 유지 요법을 하지 않으면 재발률도 당연히 높아진다. 다발골수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발 시점을 얼마나 늦추느냐가 치료의 핵심이다. 유지요법은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남아 있는 미세 잔존암의 활동을 억제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기간을 늘려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1차 치료 이후 재발로 2~4차 치료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끊어준다. 

특히 레날리도마이드 유지 요법은 전 세계적으로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표준 치료로 자리잡았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이식 가능 및 불가능 환자 모두에서 유일하게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가장 높은 수준의 선호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일한 유지요법으로 권고한다.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레날리도마이드 유지 요법의 효과는 증명됐다. 새롭게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은 후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환자 1208명을 대상으로 추적관찰한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52.8개월로 위약군(23.5개월)과 비교해 차이가 확실했다. 또 후속 연구를 통해 추가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도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이 111개월로 위약군(86.9개월)보다 길었다. 이런 이유로 유지요법을 권해도 지금까지는 현실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 이를 시행하는 비율이 5~10%로 적었다. 앞으로 유지요법까지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되면 더 많은 사람이 최신 치료법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

Q5.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다발골수종은 고령층에게 빈번한 암이다. 이들에게 1년 혹은 2년은 젊은 사람의 10년과 같이 중요하다. 가장 각광받았던 레날리도마이드를 국내에서도 더 활발하게 관해 유도와 유지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보이는 면역항암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전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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