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집콕족 증가…방심하다 걸리는 여름 식중독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6.23 11.44

남은 음식 실온 방치 위험, 지사제 임의 복용 주의

본격적인 장마에 돌입했다. 높은 기온과 함께 습도와 불쾌지수가 덩달아 증가하는 시기다. 외출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행동 반경 또한 작아진다. 어제 먹고 남았던 야식, 간식 등이 실온에 방치되기도 한다.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이미숙 교수는 “식중독균은 10~4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며 “특히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말했다.

식중독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나타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요즘 같이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포도상구균에 의한 독소형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상한 음식을 먹은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형 식중독균은 열에 의해 사멸한다. 따라서 조리 후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한다. 이 교수는 “다만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이 들면 무조건 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아있는 유해 세균을 다량으로 섭취해 발생한다. 주로 계란, 우유, 어패류 등에서 증식한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대장균이 원인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날 혹은 이틀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혈변, 점액변이며 항생제 복용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식중독이 의심되면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설사로 체내 수분이 빠지면서 탈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간혹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독소의 배출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식중독은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기도 한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후,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고기나 해산물은 식중독균에 쉽게 오염되므로 조리 시 완전히 익었는지 확인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음식은 항상 5도 이하의 온도로 냉장 보관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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