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은 세계 다발성 경화증의 날, 조기 진단·치료 중요

[민주홍 교수] 입력 2022.06.07 14.16

전문의 칼럼 민주홍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5월 25일은 세계 다발성 경화증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80만 명이 다발성 경화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약 2500여 명의 환자가 있다.


사람의 중추신경계는 신경세포와 교세포 등으로 구성되며, 그중 신경세포는 전기적인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수상돌기 및 축삭(신경 돌기)이라는 2종의 돌기를 가진다. 축삭은 중추신경계로부터 먼 쪽의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며 이를 빠르게 하기 위해 일종의 절연체인 수초(신경 돌기를 말아 싸고 있는 덮개)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염증이 발생해 수초가 벗겨지고 축삭이 손상되면 신경 전달이 방해를 받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다발성 경화증이라고 한다. 주로 20~40대의 젊은 층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고,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2~3배가량 높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어떤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주된 증상은 시신경염으로 인한 안구 통증과 시력 저하, 척수염으로 인한 사지와 몸통 근육의 마비 혹은 저림 등의 감각 이상과 대소변 장애, 대뇌와 뇌간염증으로 인한 복시, 안면 마비, 어지럼 등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발병 초기에는 재발한 후 특별한 장애 없이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계속 재발하면서 신경 손상이 축적되면 시각이나 운동 기능 등에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제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다발성 경화증은 아직 완치가 어렵고, 재발 및 장애의 진행을 막고 염증으로 인한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치료 목표를 둔다. 치료 방법은 크게 급성기 치료와 장기적인 질병 완화 치료, 증상 완화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에는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정맥주사 요법을 사용한다. 질병 완화 치료는 재발 횟수를 줄이고 재발 시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해 장애가 더는 축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사제와 경구제가 있는데, 최근에는 고효능 약물로 월 1회나 2회 등으로 투여 횟수를 줄여 편의성을 높인 주사제, 투여가 간편한 경구제 등 새 치료제가 많이 나와 예전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치료제는 재발 횟수 감소 및 장애 축적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뇌의 위축을 완화하고 인지 기능 호전 및 피로도 감소 등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이외에 근육이완제, 신경 통증에 대한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와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우리나라는 서양보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적고 증상이 다양해 진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많이 개발됐고, 지금도 신약 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조기 진단·치료를 통해 현재의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이 하루빨리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 질병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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