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에서 나는 ‘딱딱’ ‘딸각’ 잡음 가볍게 넘기지 말길”

[김선영 기자] 입력 2022.06.03 09.42

[치과 명의의 덴탈 솔루션]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

음식을 먹을 때, 대화를 나눌 때, 하품할 때…. 턱관절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사용된다. 무릎관절과 마찬가지로 턱관절도 엄연한 관절이므로 과도하게 사용하면 다양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에게 턱관절 장애의 증상과 치료법을 물었다.

-턱관절 장애는 어떤 질환인가.
“턱관절은 아래턱뼈와 머리뼈인 측두골 사이에 위치해 두 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얼굴 옆에서 보면 귓구멍 바로 앞, 양쪽 광대뼈 아래에 위치한다. 이 관절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두 뼈와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저작 근육, 인대 등 여러 구조물이 필요하다. 이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났을 때 턱관절 장애라고 일컫는다.”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턱관절 장애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증상부터 시작한다. 미세한 턱관절 잡음이 대표적이다. 턱관절에서 ‘딱딱’ 또는 ‘딸각’ 하는 소리가 날 때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턱관절 내부의 연골이나 뼈, 디스크, 인대의 변화가 누적돼 장애가 발생한다. 소리 나는 것에서 좀 더 증상이 나아가면 통증을 느끼고 입과 턱의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증상이 만성화할수록 턱관절 장애와 관련한 두통이나 이명, 귀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 환자의 경우 기분 변화, 우울감, 걱정이 동반될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발생 원인은 뭔가.
“가장 주요한 원인으론 미세 외상에 의한 장애를 꼽을 수 있다. 미세 외상이란 매일 가해지는 작은 힘을 말한다. 음식을 꽉꽉 씹거나, 손톱을 깨물거나, 턱을 괴는 습관으로 턱관절에 무리가 가해지는 것이다. 거대 외상도 원인이 된다. 이름 그대로 큰 힘이 가해지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맞거나, 어딘가에 부딪히는 것이다. 혹은 교통사고를 당해 간접적으로 충격을 흡수해 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통증에 취약한 사람, 즉 우울증 혹은 기분 장애가 있는 사람은 턱관절 장애를 좀 더 깊고, 길게 겪는 경우가 있다.”

-소아·청소년 환자가 늘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의 경우 16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서 턱관절 장애 발생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를 ‘특발성 턱관절 장애’라고 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유전 혹은 학업과 같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턱관절 장애 발생이 외상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과도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치료에 소홀하면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지고 만성화하기 쉽다. 특히 골격 발달이 완료되지 않은 채 관절 장애를 겪으면 안면 비대층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진단이 지연되지 않도록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어떨 때 병원을 찾아야 할까.
“턱관절 장애 치료는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환자마다 턱관절 장애의 증상과 발병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지인의 경험담이나 인터넷 혹은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비전문가의 영상을 보고 상태를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1~2주가 지나도 본인의 턱관절 장애 증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구강내과를 찾는 것이 좋다.”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인가.
“진단에 맞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기본이다. 세부 진단에 따라 우선 행동 수정이나 인지 치료,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안정장치치료, 보톡스나 통증 주사 치료 등을 시행한다. 이런 보존적 치료만으로 해결이 안 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 하악골 골절이나 골 증식, 양성·악성 종양 등 특수한 경우일 때도 수술 치료를 시도한다. 관절낭 세정술, 관절 융기 절제술, 이물질 제거술, 관절 치환술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와 보존적 치료는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성공률이 70~85%로 비슷하다. 특히 수술은 적응증이 제한적인 데다 안면신경 손상이나 흉터에 의한 심미적 문제, 원인 미상의 증상 재발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보존적 치료를 우선시한다.”

-턱관절 장애는 완치가 어려운가.
“단순 관절염이나 근육통인 경우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면 1~2회 적절한 치료로 깨끗이 해결된다. 만성인 경우도 원인을 잘 파악하면 완치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치료 목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아래턱의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에서 벗어나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병행되면 대부분 1~2년 이내에 완치할 수 있다. 다만 질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평소에 주의사항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스스로 턱관절을 아껴 써야 한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는 등 음식을 조절하고 크게 입을 벌리는 행동도 자제한다. 자세 역시 턱관절에 영향을 많이 미치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주의사항 실천을 체화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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