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언어발달 상태 괜찮을까? 적신호 바로 알기

[김선영 기자] 입력 2022.05.12 09.39

36개월 넘도록 두 단어 이용한 문장 없으면 이상 징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제한되고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지내면서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마스크 착용의 장기화로 영유아들의 언어발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황상원 교수의 도움말로 자녀의 언어발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생후 1~6개월 옹알이 시작

일반적으로 생후 1~6개월에는 ‘우’ ‘아’ 같은 모음에 가까운 옹알이를 하고, 6~12개월 경에는 ‘맘마’ ‘빠빠’ 등 단숨에 여러 음을 낸다. 돌부터 18개월까지는 완벽히 발음하지 못해도 익숙한 단어의 뜻을 인지하고, 18개월부터 두 돌까지는 두 단어를 결합하거나 간단한 단어로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2~3살 경에는 명사와 동사를 결합해 표현하고 이후 3~4개의 단어로 된 문장을 구사한다. 그러나 24개월까지 발화(소리를 내어 말하는 현실적인 언어 행위)하지 못하거나, 36개월이 넘도록 두 단어를 이용한 문장이 없는 경우에는 늦지 않은 시기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언어발달 장애는 말 그대로 말을 통한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것을 뜻한다. 소아의 발달 장애 중 가장 흔하며 미취학 아동의 5~10%까지도 보고된다. 언어발달 장애는 단순 언어장애, 조음-음운 장애, 유창성 장애, 청각장애로 나뉜다. 단순 언어장애는 언어발달 속도나 수준이 또래보다 6개월에서 1년 이상 늦는 경우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인 데다 최근 이를 의심해 상담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히 발화되지 않는 건지, 혹은 이해력까지 저하된 상태인지를 구분한다.
 
말더듬 현상 3~5세 경 많이 나타나

조음-음운 장애는 언어를 구성하는 소리, 즉 발음의 문제로 입술과 혀, 경구개, 연구개 등 조음 기관을 통해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결함을 보이는 것이다. 발음 위치나 방법이 잘못된 소리, 불명료한 조음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유창성 장애는 흔히 알고 있는 말더듬 현상으로 3~5세 경에 많이 나타난다. 여러 가지 원인 탓에 대화 시 유창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청각장애는 청각 자극에 관여하는 기관들의 이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언어발달이 늦어지는 경우다. 보통 생후 3개월까지 얼러도 반응이 없거나 초인종 소리 등 주변의 소리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언어발달 치료를 위해서는 아이의 현재 언어발달 수준을 평가한 후 적절한 목표를 설정한다. 치료의 목표는 언어발달 향상과 의사소통 능력을 증진하는 데 있다. 만약 청각장애, 지적장애, 자폐증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뇌성마비 및 뇌병변 질환 등 언어발달 장애를 일으키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동반된다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와 언어치료를 병행한다.
 
아이의 평소 언어생활 메모해두면 좋아

언어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의지다. 초기 평가 시 아이의 평소 언어에 대한 문진이 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므로 언제 첫 발화가 시작됐는지, 현재 할 수 있는 말과 이해하는 말은 어떤 건지 등을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아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발음을 할 때 어려워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기억해 둬야 한다. 무엇보다 언어발달은 사회성이나 지적 문제와 연관성이 높다. 따라서 말이 트이기만 기다리기보다 주의 깊이 관찰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 언어발달 적신호
 
연 령 증 상
0~3개월 · 아무리 얼러도 돌아보지 않는다
4~6개월 · 초인종 소리나 ‘엄마’라는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
· 옹알이가 없다
7~12개월 · 이름을 불러도 보지 않는다
· 제스처를 하지 않는다
만 1~2세 · 그림책 속의 사물 이름을 가르쳐줘도 찾지 못한다
만 2~3세 · 두 단어 이상의 조합을 하지 못한다
만 3~4세 · ‘누가, 무엇을, 어디서’가 들어간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
· 가족 이외에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