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조급하게 결정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꾸준히 관리하세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22.05.06 14.51

#60.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은 '백내장 수술'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15년 49만 건에서 2020년 70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수술 건수가 증가하는 만큼 합병증 발병이나 피해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백내장 수술을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백내장 수술에 관한 궁금증을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의 도움말로 풀어봅니다.
 

▶백내장 수술은 꼭 해야 하나요?
백내장은 저개발 국가에서 실명의 원인이 되는 주요 질환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인 진료 경험에서도 백내장 치료를 미루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실명 상태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백내장이 아주 심해진 상태에서는 수술 난도가 높아지는데요,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술 후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회복이 더뎌질 수 있습니다. 최종 수술 결과도 나빠질 수 있습니다. 백내장이 심해져 안 보일 때까지 수술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은 수술 시기를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일찍 수술하면 무엇이 안 좋은가요?
백내장 수술을 너무 이른 시기에 하면 수술을 해도 별로 좋아진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또 안구 건조증이나 야간 빛 번짐 같은 증상 때문에 불편함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수술 전 백내장 때문에 TV를 못 보고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 정도였다면 수술 후에 안구 건조증이나 야간 빛 번짐 같은 불편함이 좀 생겨도 이를 상쇄할 만큼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 백내장으로 인한 증상이 미비해 백내장 수술 후 별 차이를 못 느끼는 데 불편함만 가중되면 수술 자체를 후회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술을 조급하게 결정하면 이런 것들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내장 수술 시기는 본인이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는지에 따른 주관적 증상과 병원에서의 백내장 진행 정도 판단에 따라 종합적으로 결정합니다.
 

▶백내장이 30대에도 올 수 있나요? 초기증상 알려주세요.
얼마 전 20대인데도 백내장이 심하게 온 환자가 다녀갔습니다. 백내장은 대부분 노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알레르기와 아토피도 관련이 있습니다. 눈을 심하게 비비는 습관이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유전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백내장 수술을 좀 이르게 하셨다면 본인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2030의 젊은 나이대라도 눈이 좀 뿌옇고 침침하거나 안경으로 교정해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으면 안과에서 진료받을 것을 권합니다.  
 

▶인공수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인공수정체를 선택해야 하나요?
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주요 재료입니다. 눈의 수정체는 초점을 매개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정체가 여러 원인으로 뿌옇게 되는 것이 백내장입니다. 망가진 수정체를 깨끗하게 빼내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는 것이 백내장 수술입니다.
 
요즘 인공수정체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나 먼 거리 중 한 거리만 선명하게 보도록 교정하는 인공수정체입니다. 한 거리만 잘 보이게 교정하므로 나머지 거리를 잘 보기 위해서는 백내장 수술 후에도 안경을 써야 합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부터 중간거리, 먼 거리까지 초점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인공수정체입니다. 안경·돋보기를 덜 쓰거나 안 쓸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난시 교정 기능을 추가한 인공수정체 등 다양합니다.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눈 상태, 경제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10년 전에는 백내장 수술의 1~2%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30%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50, 60대는 핸드폰·컴퓨터 사용이 많아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70, 80대는 돋보기를 사용해 책을 보는 것이 익숙하다는 등의 이유로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노안과 백내장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또 이들 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나요?
노안과 백내장 모두 수정체 때문에 생기는 질환입니다. 수정체가 뿌옇게 되는 것은 백내장이고, 수정체가 딱딱해지면서 초점 조절이 잘 안 되는 건 노안입니다.  두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입니다. 유발 요인이 비슷하므로 백내장이 올 정도가 되면 노안도 함께 왔거나 순차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치료방법도 거의 같습니다. 백내장 수술 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쓰면 노안과 백내장을 함께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단초점 인공수정체보다 합병증 발병 위험이 조금 높긴 하지만 세균 감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아닙니다. 야간 빛 번짐 같은 증상이 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인공수정체 기술이 발달해서 야간 운전을 많이 하는 경우엔 다초점 인공수정체 중 빛 번짐이 적은 걸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수술 전 주의 사항이 있을까요?
만성 질환 중 당뇨병 환자는 당 수치 조절이 안 되면 상처 회복이 잘 안 되고 감염에도 취약합니다. 당뇨 환자라면 일정 기간 당 조절을 잘 되게 한 뒤 수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내장 수술 후 많이 발생하거나 악화하는 것 중 하나는 건조증인데요, 백내장뿐 아니라 모든 안과 수술이 각막 가장자리를 절개합니다. 그러면서 각막 신경이 좀 손상되면서 무뎌질 수 있습니다. 수술 이후 일주일 동안 세수를 못 하고, 수술 전후 안약을 많이 쓰고, 10~20분 동안 눈에 강한 불빛을 쬐는 것 등이 건조증 유발 원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선 건조증이 있다면 수술을 잠시 미루더라도 한두 달 정도 건조증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안약이나 레이저 시술 등의 방법으로 건조증을 호전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보험 영업, 브로커와 관련한 피해 사례가 많이 들립니다. 왜 문제가 되나요?
브로커가 연관된 경우엔 진료 당일 바로 수술까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수술을 고민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고, 환자의 수술 만족도도 떨어집니다. 예컨대 진료 경험상 백내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은 수술할 단계가 아닙니다. 수술할 단계인 환자라면 수술 날짜를 따로 잡습니다. 환자에게 맞는 인공수정체를 주문하고, 수술 후 감염 예방을 위해 수술 2~3일 전부터 항생제 안약을 넣도록 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환자의 건강과 눈 상태에 따라 혈당 관리를 해야 하거나 건조증을 먼저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일 진료해 바로 수술하는 건 최대한 권장하지 않습니다.  
 
브로커가 환자에게 돈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의료법상 명백한 불법에 해당합니다. 백내장 수술 후 불편함이나 합병증이 발생하면 병원에 얘기하고 적절한 치료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환자 본인이 금전적 이득을 받은 경우엔 부작용이나 불편함에 대해 호소를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수술을 절대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번 수술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신뢰할만한 병원에서 본인의 백내장 진행 정도와 수술 시 기대효과 등에 대해 제2, 제3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브로커는 의외로 주변 가까이 있습니다. 지인들이 관련되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단순한 병원 추천이 아니라 환자의 예약을 대신해주고, 차로 모셔가겠다면서 병원까지 굳이 동행해 진료를 받게 하는 경우면 의심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또 한가지 주의할 것은 절판 마케팅입니다. 최근 '올해 3월까지 백내장 수술을 해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려 환자가 조급하게 수술하도록 한 사건이 많아지면서 상당히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절판 마케팅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적인 브로커 조직이 어마어마한데요, 잊을만하면 이런 거짓 소문으로 환자를 현혹해 다급하게 수술받게 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우리나라 안과 의사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 95%의 대다수 안과 전문의는 바른 진료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 문제의식을 크게 느끼며 분노합니다. 대한안과의사회와 대한안과학회 등 안과 교수·개원의 단체에서 여러 차례 성명을 발표하며 자정 노력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병원을 선택하는 팁과 분쟁 발생 시 대처법을 알고 싶어요.
무조건 큰 병원, 새로 지어진 병원보다는 집 근처나 지역에서 꾸준히 진료해온 병원도 좋습니다. 백내장 수술 이후에도 꾸준히 안과를 다니며 관리와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백내장 수술 후 찌꺼기가 끼는 후발 백내장이 오면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백내장 수술 환자 대부분 연세가 중장년층, 노년층이라 망막·황반부 질환이나 녹내장을 동반한 경우도 많습니다. 오래 다닐 수 있는 병원에서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분쟁이 발생했다면 과거와 달리 피해 구제를 위한 여러 기관이 있습니다. 먼저 한국소비자원 의료분쟁위원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단순 신고만으로도 접수를 시작하고, 소송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소송에 준하는 단계로 정식 절차를 밟습니다. 각 과 전문가들이 의료차트 등을 검토해 의료적 판단 등을 내리고, 협의를 중재합니다.  
 
모든 수술이 그렇듯 합병증은 일정한 비율로 발생합니다. 백내장 수술도 다르지 않습니다. 환자의 눈은 구조가 다 달라서 개인에 따라 튼튼하거나 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백내장 수술이 너무 급격하게 증가한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14년간 한국소비자원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는데요. 최근 무리한 백내장 수술 증가로 합병증 발병과 이에 따른 피해 구제 신청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급하게 수술을 결정하지 마시라고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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