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0㎝ 결정하는 성장호르몬 치료, 누가 언제 받아야 할까

[정심교 기자] 입력 2022.05.04 08.27

[건강 100대 궁금증] 〈9〉성장호르몬의 건강 지표

최종 키를 결정하는 호르몬이 바로 성장호르몬입니다. 키 성장 외에도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도를 낮추는 등 다양한 대사 작용에 관여합니다. 과연 성장호르몬 검사·치료는 누가 언제 받는 게 좋고,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아홉 번째로 성장호르몬의 건강 지표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아미노산 191개로 구성된 성장호르몬은 골격근과 장골을 키워 신체의 최종 크기를 결정합니다. 성장호르몬은 아미노산을 단백질로 만들고 표적 세포를 자라도록 하며, 간에서 지방을 분해하는 대사작용에 관여해 지방이 에너지로 활용되도록 자극합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이 있는 '저신장' 아이를 대상으로 키를 크게 하는 목적에서 투여를 시작한 게 시초입니다. 1980년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인데요. 의학적으로 저신장증은 성별·나이의 소아·청소년 가운데 같은 성별의 또래 100명 중 3번째 이내로 작은 경우입니다.

저신장의 원인은 다양한데, 부모나 가족의 키가 작아 유전적으로 작은 키를 물려받은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런 경우 검사상 뼈 나이와 성장호르몬 분비, 성장 속도 등은 정상입니다.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체질적인 성장 지연입니다. 나이보다 뼈의 성장이 느린 경우로, 또래보다 키가 작지만 키 성장이 늦게까지 계속돼 성인이 되면 키가 정상 범위에 도달합니다.

 

저신장 20%는 병적인 원인… 보험 적용 가능해 
문제가 되는 건 병적인 저신장증입니다. 전체 저신장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 원인으로는 성장 호르몬의 결핍, 갑상샘 호르몬의 결핍, 당뇨병, 쿠싱 증후군과 같은 내분비 장애와 만성 신장 질환과 선천성 심장 기형, 소화기 장애 등의 심한 만성 질환이 있습니다. 심한 영양 장애, 자궁 내 성장 지연 등도 원인이 됩니다. 만 4세까지 100㎝가 안 되고, 또래 평균보다 10㎝ 정도 작으며, 사춘기 전까지 1년에 4㎝ 이하로 자라면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해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3~4세까지도 저신장이 지속하면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가 가능한 성장클리닉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 시작 전에 전반적인 건강 상태의 확인, 영양 평가, 호르몬 검사, 뼈나이 측정을 하고, 이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해 치료 시기를 결정합니다.

성장호르몬 결핍, 저체중 출생아, 터너증후군, 프래더 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문제가 있는 경우,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성장에 도움됩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매일 1회, 잠자기 전 피하 주사 방식으로 투여합니다. 부모가 펜 타입 주사기를 사용해 아이의 복부, 양팔, 허벅지, 엉덩이 등의 피하를 돌아가며 거의 매일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손쉽게 투여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아이의 성장판이 열려있는 때만 가능하며, 2년 이상 시행해야 합니다. 건강보험급여에 해당하는 경우는 남아 165㎝, 여아 153㎝까지 보험 치료가 가능합니다. 예상 키보다 최대 10㎝는 성장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수분 저류로 인한 말초 부종 증상으로, 손·발·얼굴이 부으며 치료 대상자의 5~10%에서 나타납니다. 그 외에 이상 감각, 관절 경직, 관절통, 근육통, 두통, 혈압 상승 등이 나타나며 갑상샘 호르몬 저하, 인슐린 감수성의 변화, 고혈당, 척추측만증을 비롯한 정형외과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가 사춘기를 빠르게 하게 해 원래 더 클 것을 미리 크게 하거나, 중단하면 잘 나오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 '손발만 길어진다' '턱만 길어진다'는 등의 이야기는 성장호르몬을 과다분비하는 종양이 있는 질환 즉, 말단비대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며 일반적인 성장호르몬 치료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이 상황에 따라 아이·보호자와 면밀히 상담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며, 경험 많은 소아 내분비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따로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소아 만성 콩팥병 ▶프래더 윌리 증후군 ▶터너증후군 ▶누난 증후군 ▶출생 주 수보다 작게 태어난 저신장 환아 ▶기질적으로 뇌하수체 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입니다. 단, 질병이 없는 특발성 저신장은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통해 성장 개선 효과가 입증된 적응증이지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도움말: 양승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강북삼성병원 '행복 건강 이야기'(양아람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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