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돌이 생기는 '어깨 석회성건염'이란

[서희수 원장] 입력 2022.05.04 10.11

금메달정형외과 서희수 원장

40대 이후 다치거나 무리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극심한 어깨 통증으로 팔을 올리거나 움직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땐 많이 알려진 어깨 회전근개파열이나 오십견을 의심하기 쉽지만, 진단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어깨 힘줄에 돌(석회)이 생겨서 급성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 석회성건염’이다.


어깨 석회성건염은 어깨를 움직여주는 힘줄인 회전근개 내부에 칼슘이 축적되다가 돌이 형성되는 질환으로 석회화건염이라고도 불린다. 힘줄 속에 돌이 형성되면서 내부 압력을 높이므로 갑작스럽게 심한 어깨 통증과 운동 장애를 일으킨다. 통증이 매우 극심해 밤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어깨 석회성건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는 다른 관절에 비해 활동량이 매우 많으므로 어깨 힘줄의 노화도 빨리 진행되는 편이다. 이때 퇴행성 반응으로 힘줄 세포 내에 칼슘이 축적되면서 힘줄이 점차 돌로 변한다. 생성된 돌은 점차 크기가 커지면서 급성 염증을 일으키고 힘줄 내부의 압력을 높여 갑자기 극심한 어깨 통증을 야기한다.

어깨 석회성건염의 진단을 위해선 X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X선 검사에선 어깨 관절에 돌 모양의 하얀 석회가 보이며, 초음파 검사상에선 힘줄 내부에 석회가 어떤 모양, 어떤 크기로 위치하는지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석회성건염을 진단할 땐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에 염증이나 파열이 동반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석회성건염은 정상 힘줄이 아니라 병변이 있는 힘줄에 발생하므로 동반된 어깨 힘줄 파열 등을 발견해 함께 치료해야만 치료 후 재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 석회성건염 초기에는 염증을 완화하는 주사 치료나 석회를 분쇄하는 체외충격파 등을 통해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석회가 큰 경우 비수술적으로 석회를 제거하는 ‘석회용해술’을 시행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석회용해술은 부분마취 하에 정밀 초음파를 보면서 석회를 녹이는 용액을 주입한 후, 미세 바늘로 석회를 잘게 부숴 제거하는 시술이다. 석회 자체를 녹여서 제거하므로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원인 치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관절 내시경 수술과 달리 절개가 필요 없는 비수술적 치료이므로 시술 후 바로 팔을 사용할 수 있어 직장으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석회용해술로 돌을 제거하더라도 병변이 있는 힘줄을 그대로 두면 다시 석회가 힘줄에 쌓여서 석회성건염이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석회를 제거한 후 남은 힘줄의 빈 곳에 콜라겐 등의 조직보충제나 세포증식 촉진제를 주입하는 ‘힘줄 세포 재생술’을 병행해 힘줄을 정상으로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석회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석회의 원인이 되는 노화한 힘줄을 원래 상태로 만들어 줌으로써 석회성건염의 재발 우려를 최소화한다.

어깨 석회성건염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어깨 스트레칭 운동을 습관화해 어깨 힘줄이 경직되지 않고 건강한 탄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컴퓨터 업무를 할 때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기지개를 켜는 것도 도움되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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