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마찰음 나고 걸음걸이 변한다면 이 질환 의심

[이민영 기자] 입력 2022.04.29 09.40

퇴행성 관절염 환자 70%는 여성, 여성호르몬 감소 탓

퇴행성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연골이 손상돼 발생한다. 원인은 연령·가족력·비만·관절의 외상 또는 염증 등 다양하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의 도움말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알아본다. 
 

1. 호르몬 영향, 여성 환자 수가 남성의 2배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 호르몬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의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

 
2. 마찰음 느껴지고 걸음걸이 변해

골관절염은 노화가 주된 원인을 꼽히지만 유전인자,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이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젊었을 때 반월상연골판(무릎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이나 인대 등 관절 부위를 다친 사람의 경우 나이가 들면 관절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O자로 휜 다리를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골관절염의 대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상은 골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무릎에 발생하면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 손에 생기면 손가락 끝마디에 골극(비정상적으로 덧자란 뼈)이 형성되기도 한다.
 

3. 약물치료로 대부분 효과 

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주로 사용한다. 관절주사요법도 있다. 심한 염증으로 인해 관절이 붓고 아프면 관절 내에 있는 물을 뽑고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너무 자주 맞으면 관절이 파손될 우려가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붓기를 동반하지 않은 통증의 경우에는 윤활액을 관절 내에 주사해 뻣뻣함을 줄여줌으로써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4. 정상 체중 유지하고 수영·자전거 도움

골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비만의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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