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폐렴 진단·치료 늦어져…폐렴구균 백신으로 대비 필요”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4.19 08.33

[J인터뷰]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

오미크론 유행으로 폐렴 등 중증 호흡기 질환의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에 염증이 생기는 폐렴은 국내 호흡기 사망원인 1위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폐렴구균, 헤모필루스균, 녹농균 등 다양한 원인균에 감염돼 발병한다. 특히 영유아나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폐렴이 생기면 균혈증, 수막염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해 폐렴 치료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일부 폐렴은 늦어도 4~8시간 안에 이뤄져야 한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에게 폐렴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Q1. 코로나19로 폐렴 등 다른 중증 호흡기 질환의 치료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공감한다. 기침·가래·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 방문이 어렵다보니 코로나19가 아닌 폐렴의 진단·치료 시작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폐렴은 얼마나 빨리 진단해 항생제를 투여하느냐에 따라 치료의 질이 달라진다. 늦어도 진단 4~8시간 이내엔 투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다.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폐렴을 치료할 때 8시간 이내 항생제를 투여할 것을 기준으로 제시할 정도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는 코로나19로 시간 안에 항생제를 투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꽤 높다.”

Q2. 폐렴 치료 지연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폐렴 진단이 늦어지지 않도록 선별진료소·응급실 등에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는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일제히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다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폐렴이라면 빠른 치료가 중요한데 코로나19검사로 시간이 흘러간다. 이런 방식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응급실에 음압격리실이 마련돼 있지만 그 공간도 다 차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질환 환자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신속하게 진료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응급의학회에서도 폐렴 등 호흡기 질환자나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즉시 치료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코·목 등에 상주하는 상재균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폐·귀·뇌 등으로 침투해 침습성 폐렴구균을 일으킨다. 대개 기침 좀 하다 말겠지란 생각에 가볍게 넘기지만, 고령층은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 65세 이상 고령층이 폐렴구균 폐렴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23%에 달한다.

Q3. 폐렴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폐렴구균 백신을 통해서다. 폐렴 고위험군인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폐렴구균을 막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접종 가능한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다당질백신(뉴모23·프로디악스23)과 13가 단백접합백신(프리베나13) 두 종류다. 이중 국가에서 65세 성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접종을 지원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다당질백신 뿐이다. 폐렴구균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23가 다당질 백신만 접종하면 면역 기억 반응이 낮아 폐렴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예산 문제로 비교적 저렴한 23가 백신만 정부에서 접종을 지원할 뿐이다.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백신은 백신접종 연령, 순서, 접종 간격 등에 따라 최적의 예방 효과가 달라진다. 폐렴구균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한 적이 없다면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1년이 지난 다음 23가 다당질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예방 효과가 가장 좋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이 순서로 접종할 것을 권한다. 언제 어떤 백신으로 접종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Q4. 오미크론 확산 후 기침 증상을 동반한 롱코비드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데.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델타 변이의 경우 폐가 굳으면서 폐섬유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침을 하면서 누런 가래를 동반한다면 폐렴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지체하지 말고 병·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로 진단이 늦어지는 시기인 만큼 스스로 예민하게 호흡기 증상을 살피야 한다. 특히 기침은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유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기침을 치료하지 않으면 기침이 심해지면서 폐 기능이 약해진다. 코로나19로 기침이 생겼는지, 기존에 앓고 있던 천식·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이 악화한 건지, 폐렴·결핵·폐암 등 다른 질환의 징후인지 등을 감별해 적절히 치료받아야 한다.”

Q5. 오미크론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졌다.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날이 더워지는 여름에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생각되지만, 날이 추워지는 시기에 다시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다. 안심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인플루엔자(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리노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날이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철에 크게 유행한다. 실제 2020년 가을에는 하루 확진자가 1200명이 넘으면서 코로나19가 확산했고, 작년 겨울엔 위드코로나로 한주에 2200명이 사망할 정도로 빠르게 퍼졌다. 올해 가을·겨울도 비슷한 양상이 발생할 수 있다. 내 예상이 틀리길 바랄 뿐이다.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를 앓은 사람이 많으니 괜찮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대략 6개월이 지나면 면역이 떨어진다. 가을 무렵인 9월 혹은 10월이면 면역을 자신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게다가 코로나19에 재감염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재감염인 경우엔 누적 중증화율은 0.10%, 누적 치명률은 0.06%로 처음 코로나19에 걸렸을 때보다는 절반 가량 낮아진다. 여전히 나머지 절반은 치명적인 건강 악화 우려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고위험군이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도 필요하다. 코로나19에서 세균성 감염으로 폐렴이 생길 수 있다. 폐가 굳으면 회복이 어려우니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을 권한다.”

코로나19를 겪고 있거나 후유증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원인의 1위는 호흡기 감염(58.2%)라는 보고도 있다. 호흡기 감염이 생기는 이유는 폐렴이 77.2%로 압도적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질병관리청(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ACIP)는 만성질환자, 고령층,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독감 백신은 물론 폐렴구균 백신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네덜란드·스페인 등에서도 코로나19 회복 후 지속적인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거나 중증 입원환자에게 추가적으로 13가 폐렴구균 단백결합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Q6. 마지막으로 호흡기 건강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전반적인 호흡기 징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으려면 손을 철저히 씻어야 한다.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도 습관화해야 한다. 금연도 중요하다. 담배를 피면 폐렴에 잘 감염되고 치료가 잘 안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명시돼 있다.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도 빼먹지 말아야 한다. 폐렴구균의 추가 확산을 억제해 폐렴 예방 효과를 보이는 집단 면역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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