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플 때 진통제는 최대한 늦게 먹어야 한다?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1.24 09.27

두통 궁금증 바로 알기

두통은 누구나 일생에 최소한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통증이다. 반복적인 두통은 병이다.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두통 빈도가 늘고 강도도 세진다. 반복되는 머리 속 통증을 가볍게 넘기면 안되는 이유다. 한 달을 기준으로 8회 이상 두통에 시달린다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 두통으로 본다. 두통의 날(1월 23일)을 계기로 두통 상식을 짚어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Q1. 진통제는 통증이 참기 어려울 때까지 참다가 복용한다(X)

두통은 초기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특히 두통을 참으면 통증이 세지고, 머리가 아픈 날이 늘어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머리가 아프다고 느꼈을 때 빨리 진통제를 복용한다. 가급적 두통이 시작되고 나서 1시간 이내 먹는 것이 좋다. 두통이 극심해진 다음에 뒤늦게 약을 먹으면 통증이 빨리 가라앉지 않는다. 또 두통이 심해진 상태라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로 약을 먹으면서 오남용할 수 있다. 다만 주 2회(한달 8번 이상) 두통을 겪는다면 만성 두통이다. 전문적인 두통 치료를 고려한다. 

Q2. 두통에 맞는 진통제는 따로 있다(O)

똑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라도 제형에 따라 몸에 반응하는 시간이 다르다. 두통·치통처럼 빠른 통증 관리가 필요할 때는 체내에서 빠르게 녹는 속방정 형태의 약을 선택한다. 타이레놀 500㎎가 대표적이다. 약을 먹은 후 3분이 지나면서부터 녹기 시작한다. 약 복용 15분 만에 진통 효과를 보인다. 한 번에 1~2정씩, 통증 관리가 필요할 때 4~6시간 간격으로 먹는다. 단 하루 최대 8정(4000㎎)을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반면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근육통·관절통은 진통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타이레놀 ER 서방정 650㎎ 같은 서방정 형태의 해열진통제가 적합하다. 이중 구조로 설계돼 있어 진통 효과를 내는 유효 성분이 절반은 빠르게 녹는다. 나머지는 서서히 녹아 최대 8시간까지 진통 효과가 유지된다. 

Q3. 여성은 두통에 취약하다(O)

두통은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월경기 여성은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증가하고 에스트로겐은 급격히 줄면서 두통에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월경 시작 하루, 이틀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호소한다. 통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두통 환자가 세 배가량 많은 이유다. 편두통을 앓는 여성의 75%는 초경·월경·임신·폐경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Q4. 편두통도 예방할 수 있다(O)

만성 두통으로 머리가 아프면서 속도 불편하다면 편두통을 의심한다. 뇌가 과민하게 반응해 뇌혈관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머리 전체 혹은 일부가 맥박이 뛰듯 지끈거리는 통증을 겪는다. 월 평균 편두통에 시달리는 날이 4일 이상이거나 두통약을 먹어도 진통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예방적 치료를 시도한다. 보톡스·앰겔러티 등이 대표적이다. 예민해진 뇌가 통증성 신경염증 전달 물질을 분비·전달하는 것을 차단해 편두통을 완화한다. 편두통의 발병 횟수, 지속 시간, 통증 강도 등을 줄여줘 일상생활 유지를 돕는다.

Q5. 만성질환자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진통제를 우선 권장한다(O)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진통제를 복용할 때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진통제를 우선 권하는 이유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은 당뇨병·고혈압 치료제와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심혈관 질환자가 복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의 항혈전 작용을 방해하지 않는다. 미국심장협회는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위험군의 통증 1차 치료제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권한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인 타이레놀은 간 질환이 있는 환자도 하루 최대 복용 용량인 4000mg까지 복용 가능하다는 점을 다수의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반면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NSAIDs계열 소염진통제는 위를 자극하고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방해 가능성과 태아 신장기능 이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고혈압·당뇨병 등으로 치료를 받고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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