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치명적인 말기 심부전, 이럴 때 의심하세요

[권선미 기자] 입력 2022.01.21 09.43

호흡곤란, 현저하 운동 능력 저하, 갑작스런 체중 증가 있다면 위험

심장은 매일 10만 번 이상 박동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그런데 심장 구조·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심부전으로 악화한다. 말기 심부전은 암보다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정혜문 교수의 도움말로 심부전을 의심해야 할 때를 알아봤다.

심부전 환자는 60세 미만에서는 전체 인구의 1%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80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는 12.6% 이상으로 나이가 들면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심부전은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을 앓거나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심근증, 고혈압, 당뇨병, 빈혈, 신장 질환 등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비만, 흡연, 과음 등도 심부전 위험인자다. 


정혜문 교수는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숨이 가쁜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며 “밤에 갑자기 호흡곤란이 발생하거나 작은 일에도 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면 심부전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단순히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고 심부전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원인은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만 누웠을 때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앉으면 숨찬 느낌이 호전되거나,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었다면 심부전일 가능성이 있다.

심부전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수술 또는 시술을 요하는 구조적 심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우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여러 가지 약제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약물치료 후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일부 환자에서 시술적 치료인 심장재동기화치료(CRT,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를 고려할 수 있으며 급사의 예방을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ICD, 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시술을 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 및 시술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서는 좌심실 보조장치(LVAD,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또는 심장 이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정 교수는 “심부전은 완치가 되는 병은 아니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 심부전 증상 발현 위험을 낮춰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저염식, 혈압 조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은 심부전의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유산소 운동을 추천하며 일주일에 3~5회,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힘이 들면 5~10분씩 나눠서 시행해도 된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하루 7~8g 이하의 소금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는데, 국물을 삼가하고 빵이나 국수에도 상당한 양의 염분이 함유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연과 절주는 필수며 심부전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만성 신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빈혈, 우울증, 수면 무호흡증 등의 치료도 병행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