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춥고 살 빠진다? 보이지 않는 ‘갑상샘 건강' 확인할 때

[박정렬 기자] 입력 2022.01.13 10.08

갑상샘 기능 장애 바로 알기

콩알만 한 크기의 갑상샘은 우리 몸의 '보일러'다. 이곳에서 나오는 갑상샘 호르몬은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고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이유 모를 피로감과 체중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통틀어 ‘갑상샘 기능 장애’라고 한다.

갑상샘 기능 장애는 대개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염, 요오드 과잉 섭취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갑상샘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 과다하게 분비되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윤영 교수는 "갑상샘 기능 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6~7배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4%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약물치료를 받는다. 주요 증상은 전신이 붓고 체중이 늘어나며, 열 발생이 줄어 더운 날에도 추위를 쉽게 느끼고 피부가 차고 건조해진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고령 환자는 간혹 치매나 우울증으로 오인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또, 드물지만 심장 기능에 영향을 주어 심부전이나 흉수가 차오르는 경우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조윤영 교수

반대로 갑상샘 기능이 활성화하는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유병률은 약 0.3~0.4%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열 발생이 늘어 더위를 잘 느끼고 강한 피로감, 이유 없는 체중 감소를 겪는다. 심박동수와 심박출량이 증가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도 나타난다. 손끝이 떨리고 짜증,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조 교수는 "특히 중년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다. 폐경 후 증상과 유사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적시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떨어진 갑상샘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주된 치료 방법이다. 갑상샘 호르몬제는 임신, 수유 시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안전하다.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샘 기능과 증상을 확인하면서 용량을 조절한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 방사선 동위원소, 수술적 치료 3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95% 환자들이 약물치료부터 시작한다. 약물치료를 조기 중단하면 재발률이 높아 18~24개월 이상의 꾸준한 약물 복용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하면 재발 위험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약물치료로 조절이 충분하지 않거나 드물지만 부작용이 생기면 방사선 동위원소나 수술을 통한 치료를 고려한다. 다만,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 및 수술 후에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바뀌기 때문에 대부분은 평생 갑상샘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조 교수는 “갑상샘 기능 장애는 조기에 치료하면 경과가 좋지만, 장기간 치료 없이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갑상샘 기능 항진증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부정맥,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뇌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1.5~3배 증가한다. 따라서 처방받은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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