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마른기침 지속하면 이것 의심

[이민영 기자] 입력 2022.01.06 10.00

간질성 폐 질환, 원인 모르는 특발성 대부분

간질성 폐 질환은 폐포를 유지하게 하는 벽 같은 구조물, 즉 간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간질이 두꺼워지고 염증이나 섬유화가 일어나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간질 손상으로 발생하는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폐 간질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 벽과 폐포를 지지하는 조직이다. 간질로 부르는 뇌전증과는 전혀 다르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경훈 교수는 “간질성 폐 질환은 폐가 섬유화 등으로 악화하면서 점차 호흡이 짧아지고 결국 생명에도 지장을 주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며 “보통 3주 이상 호흡곤란과 마른기침 증상이 지속하면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5년 생존율 40%, 10년 생존율 15%

간질성 폐 질환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에 흡연이나 분진, 위식도역류 질환, 감염 등 유전, 환경, 바이러스 등 다양한 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위험인자에 의해 발생한 폐의 염증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세포가 증식해 폐의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간질성 폐 질환의 상당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진단된다. 대표적인 질환은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특발성 간질성 폐 질환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 간질성 폐 질환은 50대 후반에서 70대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 유병률은 10만 명당 남성은 81명, 여성은 67명으로 남성이 1.2배 많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약 40%, 10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쁜 편이다.
 

기침이나 천명음, 흉통 동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지속해서 악화하는 호흡곤란이다. 또 기침이나 천명음(쌕쌕거림), 비특이적 흉통을 보이기도 하고 간혹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환자마다 다른 양상과 속도로 진행된다.
 

진단 시 폐 조직검사 큰 도움

간질성 폐 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은 편이다. 질환군에 굉장히 다양하고 넓은 질병이 포함된 데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도 많은 탓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폐 기능 검사, 고해상도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기관지경을 통한 기관지폐포세척 검사, 폐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다. 또 자가면역질환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고해상도 흉부 CT 영상의 발전으로 많은 부분이 영상 검사로 대체됐기는 하지만, 같은 영상학적 소견을 보인다 하더라도 다른 원인에 의한 영상 소견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간질성 폐 질환의 원인에 따라 예후 판정과 치료 방침이 많이 달라지는 만큼 환자의 호흡곤란이나 폐 기능이 허락되는 경우 폐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조직검사는 흉부외과에서 진행하고 흉강경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많이 간편하고 흉터도 적은 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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