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 제도, 수도권 쏠림 개선할 것"

[정심교 기자] 입력 2021.12.15 09.04

[인터뷰] 가천대 길병원 외과 백정흠 주임교수

백정흠 가천대 길병원 외과 주임교수. 

수술을 뜻하는 영어(surgery)는 ‘손으로 일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외과 의사의 손기술에 환자의 생명이 달린 만큼 외과계의 미래가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달리 할 수 없는 법. 가천대 길병원 외과가 설립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27일 길병원 가천홀에서 외과계의 청사진을 제시해 주목을 끈다. 이 병원 외과는 인천에 설립된 최초의 외과 교실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 외과학의 역사를 써왔다는 데 이견이 없다.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한 이번 심포지엄에선 길병원 외과가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외과의 방향이 제시됐다. 15일 길병원 외과 백정흠 주임교수에게서 길병원 외과 설립 40주년의 의미와 국내 외과계의 청사진을 들었다. 

 
 질의 : 가천대 길병원 외과 설립 40주년의 의미는. 
응답 : “가천대 길병원 외과는 1981년 인천지역 최초 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의국을 설립하고 환자 진료와 연구·교육에 매진했다. 일찍이 분과 전문 분야별 전공을 도입해 전문화한 진단·치료 시스템을 시작했고 외과학의 발전과 환자 치료의 향상을 가져왔다. 이태훈 의료원장은 1993년 경인 지역 최초로 복강경하 담낭절제술에 성공했다. 1981년 인천 지역 최초로 외과 의국을 설립한 이래 경인 지역 최초 복강경하 담낭절제술, 간이식 성공과 같은 수많은 신기록을 써내려갔다. 이후 응급의료센터·암센터·권역외상센터 등을 연달아 개소하며 국내 의료계 발전을 주도했다.”

 질의 :이번 심포지엄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했나. 
응답 : “온·오프라인에서 4개의 세션, 15개의 강연으로 다양한 연자가 외과 의학의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이번 심포지엄은 내가 외과 주임교수로서 개회사로 문을 열었고, 이태훈 의료원장과 인천광역시의사회 이광래 회장의 축사에 이어 ▶복부 수술의 최신 지견 ▶How I Do It ▶특별 강연 ▶갑상샘과 유방 수술의 중요한 이슈 등의 세션으로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은 ‘복부 수술의 최신 지견(좌장 외과 이운기, 박연호 교수)’을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은 ‘How I Do it(좌장 외과 백정흠, 강진모 교수)’을 주제로 진행했다. 특별 강연 세션에서는 ‘길병원 외과 40년사’를 주제로 이태훈 의료원장이 인천의 역사와 함께하는 가천대 길병원 외과에 대해 강의했으며,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와 외과의 미래’에 대해 내가 특강을 진행했다. 마지막 세션은 ‘갑상샘과 유방 수술의 중요한 이슈(좌장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이영돈 원장, 외과 박흥규 교수)’를 주제로 진행했다. 국내 외과 의학의 발전을 주도한 가천대 길병원 외과의 이번 심포지엄은 40년간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미래 50년·100년의 외과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외과계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27일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 길병원 가천홀에서 이 병원 외과 40주년을 기념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 길병원]

 질의 :특별 강연에선 어떤 내용을 강조했나. 
응답 :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와 외과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선 최근 수도권에 쏠린 의료 환경의 균형 발전을 위한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외과의 미래를 조명했다.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General Surgical Oncologist)는 수도권에 편중된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국가적 균형 발전을 위해 지난해 대한종양외과학회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암 환자를 받아도 직접 진료하기보다는 큰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역할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이는 암 환자 치료 시 종양외과의 원칙에 입각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분야별 전문의를 모두 둘 수 없는 한계 때문이다. 암종 별로 외과 전문의를 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 제도가 잘 갖춰진 미국·유럽에서는 암 환자 대부분이 대형병원에 몰리지 않고 전문적으로 치료를 받는다.”
분과 종양외과 전문의, 유방·대장에 쏠려
 질의 : 우리나라도 종양외과의 분과별 전문의 제도가 있는데.
응답 : “현재 분과 종양외과 전문의도 인기 있는 유방과 대장 등에 편중돼 있다. 따라서 대다수 의료기관에서 치료 가능한 암 환자가 오더라도 단지 의뢰서를 써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 제도는 새로운 트랙으로, 수도권으로 몰리는 자원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한두 가지 수술에만 집중되는 절름발이식 교육을 개선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가천대 길병원은 종합 외과 종양학 전문의 1호인 한경원 전문의를 배출했으며, 현재 전임의 2명이 수련 중이다.”

 질의 : 외과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나. 
응답 : “외과의 미래는 결국 첨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진화할 것이다. IT·BT 산업과의 연계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의료 인공지능 시스템을 비롯한 4차 산업 이후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딩·로봇기술로 외과는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내다본다.”

 질의 : 길병원 외과 40년사를 다룬 책이 나왔는데. 
응답 : “심포지엄 후 가천대 길병원 외과의 역사를 방대한 분량의 사진·글 등으로 집대성한 역사적 기념물인 『가천대 길병원 외과 40년사』의 출판 기념회가 이어졌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외과 의학의 발전을 주도한 길병원과 경인 지역의 외과 역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외과 의학의 근원·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그 가치가 크다. 출판 기념회는 이태훈 의료원장, 이영돈 원장, 신흥메디칼의원 남궁호근 원장의 축사, ‘외과 40년사 출판을 기념하며’를 주제로 한 외과 고대식 교수의 강연, 폐회사 순으로 진행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독자의 많은 관심도 바란다.”
 

백정흠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향후 외과는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딩·로봇기술로 급격히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길병원]

☞백정흠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 외과 주임교수이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다.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에게 연락처를 공유해서라도 수술 후 관리, 암 재발 예방을 위한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철학을 고수한다. 그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전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부의료기기위원회 전문가, 대한종양외과학회, 대한대장항문학회, 미국대장항문외과학회, 세계대장항문학회, 유럽대장항문학회, 아시아태평양대장항문학회, 미국종양외과학회, 유럽종양외과학회,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SAGES), 아시아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ELSA)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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