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경구용 치매 치료제 개발 성큼

[권선미 기자] 입력 2021.11.12 16.03

美 임상 2상서 인지기능 악화 속도 늦추는 효과 확인

그릴리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아리바이오의 치매 치료 후보물질 AR1001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인 아리바이오에서 개발 중인 치매 치료 후보물질이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늦춰준다는 미국 임상 2상 결과가 나왔다.

아리바이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2021 알츠하이머임상학회(CTAD)에서 치매 치료 후보물질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워싱턴의대 신경과 그릴리 교수가 주도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미국 21개 임상센터에서 12개월간 진행됐다. 1차 임상은 6개월, 2차 연장 시험은 6개월로 나눠 진행됐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ADAS-Cog13(인지기능 평가지표)은 10mg 투여군의 경우 임상시험 시작점과 비교해 1.17점, 30mg 투여군은 0.76점 감소했다. 이는 12개월 동안 위약군이 약 5.5점 악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때 AR1001이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현저히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ADCS-CGIC(인지, 행동 및 기능평가)도 시작점과 비교해10mg 투여군은 0.13점, 30mg 투여군은 0.37점 저하됐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층화분석 결과 AR1001을 단독으로 복용했을 경우 30mg 투여에 의해 ADAS-Cog 13이 26주에 3.5점, 52주에 5.8점 향상됐다. 알츠하이머 진행 단계별로 볼 때 AR1001을 단독으로 복용한 경증도 환자군에서 10mg은 2.4점, 30mg은 8.7점으로 농도 의존적으로 향상돼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좋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다중요인 환자군의 경우 30mg 투여군에 의해 9.2점 향상됐다.

2차 평가 지표인 NPI(신경정신행동검사), GDS(우울증상) 및 QoL(삶의질 평가)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등 경증도 환자군과 AR1001 단독 투여군에서 더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우울증을 평가하는 GDS는 AR1001 단독 투여한 30mg 투여군에서 1.57점 개선돼 AR1001이 치매를 동반한 우울증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복용 안전성도 확인했다. 12개월 동안 AR1001을 투약한 결과 중대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는 “12개월간의 미국 임상 2상을 통해 AR1001의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보됐고, 기존 증상 완화제와 달리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기능 유지 또는 향상 시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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