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부터 망가지는 농사일, 틀어진 척추 바로잡는 한방치료로 불균형 해소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입력 2021.11.11 10.16

한방으로 본 여성학개론 #20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농업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삶의 기반인 ‘먹거리’를 만들어 주는 농업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바쁜 농사일에 몸이 쑤시고 아파도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농사를 지으면 근골격계부터 망가진다. 농업인 10명 중 8명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2020년 농업인 업무상 질병을 조사했더니 근골격계 질환이 84.6%로 많았다. 순환기계 질환(3.0%), 피부 질환(2.9%)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질환 부위로는 허리가 47.3%로 가장 많이 분포했고, 무릎 27.3%, 어깨 6.9%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농업인은 근골격계 질환에 더 취약하다. 실제 여성 농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은 남성보다 1.4배나 높았다. 골밀도가 낮아 뼈의 강도가 약한 여성은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그런데 농사를 짓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고 쪼그려 앉는 등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반복하면서 근골격계에 신체적 부담이 쌓인다. 결국 척추의 퇴행을 가속화시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뼈 사이 디스크(추간판)의 탈출로 발생하는 허리디스크가 심해지면 ‘허리 통증’과 ‘다리로 내려오는 방사통’이 동반돼 농사일 뿐만 아니라 보행도 힘들게 된다. 따라서 2주 이상 허리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과 저림이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질 경우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와 예방에 나서야 한다.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한방에서는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농사일로 인해 틀어진 척추의 위치를 바로잡아 신체의 불균형을 해소한다. 이후 침치료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기혈 순환을 돕는다.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치료는 척추 주변에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개선하고 손상된 신경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허리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업인 스스로 농사일로 허리에 쌓인 부담을 해소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농사일 중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는 최대한 줄이며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5분 정도 걸으며 척추에 쌓인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자리에 누워 두 무릎을 세운 뒤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브릿지 스트레칭'을 실시하자. 척추를 감싸고 있는 근육인 척추기립근을 강화시켜 허리디스크 예방에 효과적이다.

우리는 항상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고민한다. 이 중 ‘잘 먹는 법’을 위해서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농업인의 허리가 우리 사회의 허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척추 건강을 위해 농업인 본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