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GMP 시설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희귀병·암 극복에 기여할 것"

[정심교 기자] 입력 2021.10.25 13.25

인터뷰 손현정 바이젠셀 임상개발본부장

면역력이 부족하거나 지나치면 질병으로 이어지는 법. 바꿔 말하면 면역력만 잘 조절해도 많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바이젠셀은 면역 세포를 활용해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기업으로, 각종 암과 면역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의 연구개발에 매진한다.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젠셀은 조기 상용화를 위해 새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 시설을 갖추고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현정 바이젠셀 임상개발본부장(상무)에게서 바이젠셀의 중장기 전략을 들었다.
 

손현정 바이젠셀 임상개발본부장은 세계적 수준의 세포 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면역 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질의 : 연구개발 중인 신약 청사진은.
응답 : “세 가지 신약 개발 플랫폼이 있다. 개인 맞춤형 면역항암치료제 ‘바이티어’, 범용 면역항암치료제 ‘바이레인저’, 범용 면역억제치료제 ‘바이메디어’가 그것이다. 이들 중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핵심 플랫폼이 ‘바이티어’다. ‘바이티어’는 사람의 혈액에서 면역 세포 일종인 T세포를 채취하고, 항원을 시험관에 주입한 뒤 이 항원에 대응하도록 T세포를 훈련·배양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바이티어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VT-EBV-N’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VT-Tri(1)-A’ ▶교모세포종 치료제인 ‘VT-Tri(2)-G’다.”
 질의 : 바이티어의 적응증이 궁금한데.
응답 : “‘바이티어’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VT-EBV-N’으로, 현재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14개 의료기관에서 NK/T세포 림프종이라는 희귀질환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9년 ‘VT-EBV-N’이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2023년 임상2상을 완료하면 3상 진입 전에도 조건부 품목허가를 취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2024년이면 조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VT-EBV-N’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로 인한 질병이면 적응증에 해당할 것으로 본다. 90% 이상이 이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NK/T세포 림프종은 물론 위암의 12~15%, 비인두암의 상당수는 이 바이러스 때문에 발병한다. 기존 치료군(화학·방사선 요법)의 무재발 생존율이 26%(치료 후 2년간)에 불과했는데 ‘VT-EBV-N’ 치료군의 무재발 생존율은 90%(치료 후 5년간)에 달했고 전체 생존율은 100%를 달성했다. ‘VT-Tri(1)-A’의 경우 오는 11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임상에 참여할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그룹을 모집해 임상1상에 착수한다. 안전성·효과가 입증되면 난소암·뇌종양·폐암 등 고형암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VT-Tri(2)-G’는 전임상을 끝냈다."
 질의 : 바이젠셀의 차별화한 기술력은 뭔가.
응답 : “단연 세계적 수준의 세포 배양 기술력이라 자부한다. 특히 ‘바이레인저’와 ‘바이메디어’는 세포 배양 공정에 특화했다. ‘바이레인저’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VR-CAR’는 암세포를 인식해 죽이는 감마델타T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기술로, 1명에게서 채취한 감마델타T세포를 연간 250명분 이상으로 증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바이메디어’는 자가면역 질환이 있거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처럼 면역력을 억제해야 할 때 사용할 플랫폼으로, 사람의 탯줄(제대혈)에 소량 든 줄기세포에서 골수 유래 면역 억제 세포를 연간 320~1600명분 배양할 수 있다.”
 질의 : 시설 확충에도 나섰는데.
응답 : “2025년까지 IPO 공모 자금 약 963억원을 연구개발(434억원), 시설 투자(182억원) 등에 각각 투입한다. 이에 바이젠셀은 서울 가산동에 들어서는 더 리즌밸리 지식산업센터 9~11층(4539㎡ 규모)에 상업용 신약의 대량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한 GMP 시설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바이젠셀의 GMP 시설은 2644㎡ 규모로 클린룸(청정실) 7개를 갖추며 대량생산을 위한 자동화 공정을 가동한다. 특히 새 GMP 시설은 세포 치료제 생산시설뿐 아니라 유전자 치료를 위한 LMO(유전자변형생물체) 시설도 함께 설계해 세포치료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동시에 연구·생산하도록 설계됐다. GMP 시설은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 외에도 세포처리시설 구축, 인체 세포 등 관리업 허가까지 내년 상반기에 함께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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