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화장실서 물 내릴 때 변기 뚜껑 닫아야 하는 이유

[권선미 기자] 입력 2021.10.22 13.32

물 소용돌이로 대변 에어로졸 퍼질 수 있어 주의

감염병 유행기 가장 주의해야 할 공간은 화장실이다. 코로나19·사스 등 국내·외 집단감염의 역학조사 결과에서 공용 화장실이 원인으로 지목된 경우가 많다. 화장실은 세균·바이러스 등이 가득한 고위험 공간이다. 변기 물을 내리면 대소변 속 바이러스·세균 등이 물 소용돌이에 부딪쳐 미세입자로 변해 공기 중으로 퍼진다. 여러 명이 쓰는 공용 화장실은 더욱 위생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와 함께 ‘안전한 공용화장실 사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사람은 하루 평균 5~6번 정도 화장실을 들른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사무실·학교·마트·음식점·지하철 등 공용 화장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세균·바이러스는 몸 밖으로 나온 직후 활동력이 가장 좋다. 감염자가 만지지 얼마 안 된 손잡이를 만진 것만으로도 감염병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 바이러스를 만졌다고 감염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손이다. 세균·바이러스 등은 불특정 다수가 접촉한 표면을 만진 손으로는 눈·코·입 등을 통해 우리 몸으로 침투한다. 따라서 화장실 이용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한국인 10명 중 3명은 공용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전혀 씻지 않았고, 4명은 물로만 대충 씻었다는 질병관리청의 연구도 있다. 손씻기는 감염병 예방의 기본이다. 손을 씻을 땐 액체 비누 등으로 손가락 사이, 손목, 손등까지 꼼꼼하게 씻어야 세균·바이러스가 남지 않는다. 변기 뚜껑이나 문고리, 수도꼭지 등은 휴지로 감싸고 잡는 것도 방법이다. 

변기 사용 후 물을 내릴 때는 반드시 뚜껑을 닫는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다. 변기 속 물 소용돌이에 부딪쳐 생기는 미세입자는 화장실 공기를 통해 퍼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어로졸은 환풍기를 통해 다른 층 화장실까지 이동한다. 2003년 홍콩 한 아파트에서 주민 300여 명이 사스에 집단 감염됐을 때 원인을 살펴보니 감염자의 대변 에어로졸이 수직으로 연결된 세대의 화장실 바닥 배수구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다. 화장실 배수관·환기구 등을 통해서 퍼진 것이다. 

환기도 중요하다. 물 사용이 많은 화장실은 습도가 높아 변기·세면대 등에서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활짝 열여둔다. 아파트에서도 환풍기를 틀어야 위아래 세대의 공기가 유입되지 않는다. 화장실 벽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살균 효과를 확인한 UV 공기 살균기 등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연구원은 “감염병 유행시기에는 공용 화장실에서 최소한의 위생 정비만 하고 가능한 짧게 머무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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