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치료 어렵다고 참고 있나요? 보청기·인공와우가 해결책입니다”

[박정렬 기자] 입력 2021.10.08 09.16

[인터뷰]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명인데 왜 난청 치료를 하나요?”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난청을 치료하면 이명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해도 “귀가 잘 들리는데 왜 보청기를 끼느냐”며 거부하거나 아예 병원 방문을 중단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송 교수는 “서서히 진행하는 노인성 난청은 정작 환자 본인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며 “보청기에 대한 거부감이 크면 우선 다른 치료를 하고 난 뒤 ‘한 달 정도만 시험 삼아 써 보자’고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힘들게 권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가 답했다. “잃어버린 청력을 회복하면 70~80%는 이명 증상도 개선됩니다. 청각 재활만큼 이명에 효과적인 치료가 없는데 환자들이 잘 몰라 안타까워요.”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가 이명과 난청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명과 난청은 어떤 연관이 있는 건가.
“이명의 원인은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뇌의 보상 작용이 주요 기전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여러 원인으로 청력이 떨어져 못 듣는 소리가 생기면 이를 뇌에서 보상하기 위해 내가 못 듣게 된 소리를 잘못된 소리 신호로 채우는 데 이것이 이명이라는 것이다.”

-알기 쉽게 증상을 토대로 설명해 달라.
“이명이 청력 저하로 못 듣게 된 소리를 뇌가 가짜로 만드는 것이다 보니 떨어진 청력에 해당하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이명 환자는 고음의 ‘삐~’하는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데 이는 노화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일 때 고음 쪽 청력이 먼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정규 방송이 끝나고 나오는 잡음, 흔히 말하는 백색소음을 듣는데 전반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면 뇌에서 발생하는 이명도 모든 주파수가 섞여 잡음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뇌에 소리 정보가 입력되지 않으면 이명도 나타나지 않는다. 예컨대 태어날 때부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환자는 못 듣는 쪽 귀에 평생 이명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명이 뇌 기능과도 연관돼 있을까.
“이명이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저해한다는 가설이 있지만 아직 정설로 완전히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이명 자체가 뇌 기능을 저하하기보다 이명의 근본적인 원인인 난청 때문에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이명으로 인해 신경이 쓰이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직업·학업 능률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뇌 기능을 간접적으로 저해시킨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이명은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과거에는 이명을 ‘낫지 못하는 불치병’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흔했지만 최근 여러 치료법이 등장하며 ‘좋아질 수 있는 증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은행잎 제제나 안정제 등 약물의 경우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을 경감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초기 이명에서는 이명 자체의 회복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밖에도 상담 치료(이명 재훈련 치료)나 전기, 자기장으로 뇌를 직접 자극해 이명 증상을 교정하기도 한다. 앞서 이명은 청력이 소실된 데에 대한 뇌의 잘못된 보상 작용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런 이유에서 보청기, 중이 임플란트, 인공와우와 같은 청력 재활 치료로 소리의 양을 늘리면 뇌에서 불필요하게 이명을 만들 이유가 사라져 증상이 확연히 개선된다. 현재는 이런 청각 재활 치료가 난청이 동반된 이명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 할 수 있다.”  

-언제 치료해야 할까.
“이명이 있어도 일생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면 꼭 치료할 필요는 없다. 단, 청력이 약해져 이명이 발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검사는 꼭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하는 만성 이명이라면 병원 방문을 권한다. 이명은 보통 주변이 조용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심해진다. 또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하면서 이명이 증폭될 수 있다. 일시적이라도 이명을 경험한다면 평소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보청기를 껴도 이명이 해결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하나.
“청력 저하가 심한 환자 즉, 고도 난청이나 심도 난청 환자는 보청기나 중이 임플란트를 해도 청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 기능이 부족한 상태라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약물이나 이명 재훈련 치료, 뇌 자극 치료 역시 효과가 없거나 일시적일 뿐이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게 인공와우 수술이다. 달팽이관의 유모세포 대신 수술로 삽입한 전극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고 이를 청각 신경과 뇌로 직접 전달하는 치료다. 선천적·후천적 고도 이상의 난청의 가장 표준적인 치료다. 인공와우 수술로 청력을 회복하면 뇌에서 소리가 들어오지 않아 발생하는 ‘예측의 오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명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일 때도 인공와우 수술이 효과적인가.
“한쪽 귀에 갑자기 심한 난청이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70~80%가 극심한 이명 증상을 호소한다. 돌발성 난청일 땐 청력이 거의 ‘0’까지 떨어지는데, 그만큼 뇌의 예측 오류가 커져 극심한 이명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표현한다. 이 경우 보청기 등 다른 치료는 효과가 거의 없는 반면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이명이 크게 개선된다. 일측성 돌발성 난청에서 심한 이명이 동반된 경우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기계를 켜자마자 이명이 크게 호전되고 2년 이상 장기적으로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우리 병원 환자 중에서도 길게는 10년가량 돌발성 난청에 동반된 이명으로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다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즉시 호전된 경우가 많다.”

-인공와우 수술은 빨리 받을수록 좋을까.
“난청과 이명 수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두루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이명의 인공와우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있고 환자마다 이명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불편함의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70㏈(데시벨) 이상의 난청이 있으면서 이명이 매우 심하면 인공와우 수술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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