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심한 환절기에 비뇨의학과 붐비는 이유

[김선영 기자] 입력 2021.10.07 10.21

전립샘의 수축·이완 기능 약화

중년 남성이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없거나 잘 나오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전립샘 건강을 신경 쓰게 된다. 전립샘은 방광과 요도 사이에 있는 기관으로 정액의 생성 및 정자의 생존과 활성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요도가 전립샘 안쪽으로 지나가 배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립샘은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점점 커진다. 그 정도가 심하면 전립샘 내부를 지나는 요도를 좁아져 각종 배뇨 증상을 일으킨다. 이것이 전립샘 비대증이다. 주로 40대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50대 50%, 60대 60%, 70대 70%의 남성이 겪는 흔한 질환이다.

전립샘 비대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또 소변을 참기 힘들고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으며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이땐 전립샘 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유지형 교수는 “전립샘 비대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요폐색이 발생할 수 있고 방광이나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물게는 지속적인 요폐로 방광 결석이나 방광게실 형성, 신기능 상실, 요로감염, 신우신염 등을 유발할 수도 있고 발기 문제와 같은 성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엔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지형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전립샘 비대증이 더 악화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기온 차이가 크게 날수록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늘었다. 전립샘이 낮은 기온에서 수축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대로 이완하지 못해 소변 길이 막히는 것이다.

전립샘 비대증의 주된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이다. 가끔 약을 먹어도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재발한다고 표현하는 환자들이 있다. 전립샘 비대증은 전립샘의 크기가 변하는 신체 구조가 바뀌는 질환으로 약물만으로 완치를 바라보기는 어렵다. 소변을 보기 불편하지 않고 방광 기능을 떨어지지 않게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립샘 비대증 수술은 전기 또는 레이저를 이용해 내시경으로 요도와 접한 전립샘 내부를 잘라주는 치료다. 소변길을 막고 있는 전립샘을 잘라 소변이 다니는 길을 넓혀주는 원리다. 수술은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을 때, 갑자기 소변을 전혀 못 보는 급성 요폐가 생길 때, 방광의 기능이 떨어질 때, 환자가 매일 약 먹기 힘들어할 때 고려한다. 하지만 요즘은 방광의 기능을 잘 보존하기 위해 조기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전립샘 비대증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유 교수는 “탄수화물과 섬유질, 채소, 과일, 생선 섭취를 늘리고 육류나 자극이 강한 음식, 커피, 술 등은 줄여야 한다”며 “체중 조절을 통해 내장지방의 양을 줄이고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습관은 고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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