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배 아프면 맹장염? 대장에 생긴 이것 탓일 수도

[박정렬 기자] 입력 2021.10.01 09.03

대장 게실염 바로 알기

지난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대장 게실염 진단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에서 4개월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대장 게실(憩室)은 대장의 점막층과 점막 하층이 대장벽을 둘러싼 근육층의 바깥쪽으로 주머니처럼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대변이나 음식물 찌꺼기가 끼면 염증을 일으키는 데 이를 대장 계실염이라 한다. 심한 복통과 발열,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맹장염(충수염)과 비슷하지만, 자칫 염증으로 인해 대장에 구멍이 뚫리고(천공) 복막염으로 악화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대장 게실은 대장 내 압력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식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첫째,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변비가 생겨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가하면서 게실 발생 위험이 커진다. 둘째, 설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의 단순 당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도 장내 유해균이 증식해 장내 가스가 늘며 대장 내 압력이 증가하기 쉽다.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우 교수는 "최근의 대장 게실염 환자 증가는 고지방, 고단백 식단과 섬유질 섭취량 감소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장벽이 약해져 게실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게실은 그 자체로 병은 아니다. 대부분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문제는 대장 게실염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천공이 생겨 변과 세균이 복강 내로 노출되고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라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오른쪽 아랫배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발열, 오한, 설사, 구역질 등이 동반되면 대장 게실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일부는 혈변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게실 내 소 혈관이 염증으로 인해 손상돼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실염은 금식하며 항생체로 다스린다. 대장운동을 조절하면서 염증을 잡아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다. 수일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면 약 70~80%는 호전된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술을 시행해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짧은 기간 내 한 곳에 염증이 반복해 생기거나 농양, 천공, 복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다면 해당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대장 게실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현미와 같이 도정이 덜 된 곡류를 섭취하는 게 좋다. 과도한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매일 1.5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해 변비를 예방해야 한다. 김 교수는 "좋은 식습관과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장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 확실한 방법"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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