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가 고안한 조명 달린 백내장 수술기구 FDA 승인

[정심교 기자] 입력 2021.08.26 16.37

남동흔 길병원 안과 교수 "국산 기술 세계 진출에 의의"

남동흔 교수가 고안한 '아이챠퍼'. 백내장 수술용 도구 끝에 조명을 달았다.  [사진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가 직접 고안한 백내장 수술용 조명챠퍼(조명을 단 수술 도구)인 ‘아이챠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아이챠퍼는 안과 의료진이 임상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연구·개발해 국내외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해당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백내장 수술은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에도 선정돼 가천대 길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과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의 백내장 수술은 수술실에 설치된 밝은 조명으로 수술 부위에 대한 시야를 확보한 뒤 챠퍼를 이용해 수행한다. 남동흔 교수는 이 외부 조명으로는 안구 반대 쪽을 세밀하게 살필 수 없다는 점, 밝은 조명을 쳐다보며 견뎌야 하는 환자의 불편함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수술 기구인 챠퍼의 끝에 조명을 달았다.

남 교수의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조명 챠퍼 사용 수술이 백내장 수술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증진시킴을 각종 논문을 통해 증명됐다. 남 교수는 백내장 수술용 조명차퍼 개발 벤처기업인 ‘오큐라이트’를 2017년 설립했다. 안내 조명 챠퍼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은 임상 현장의 안과 의사들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2019년, 국가 보건신기술(NET)로 인정받았다.

남동흔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 


조명챠퍼는 지난 20일 미국 FDA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남 교수는 오큐라이트를 통해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 당당히 ‘메이드 인 코리아’로 도전장을 내게 됐다. 남 교수는 “백내장 수술은 세계에서도 가장 수술을 많이 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시작한 기술이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된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팀이 이끄는 ‘아이챠퍼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과 기존 수술(현미경 외부 광원) 중 환자의 눈부심 및 불편함을 포함한 임상 결과 비교 연구’는 지난해 제3차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으로 선정됐다. 남 교수는 고려대 안산병원(안과 엄영섭 교수), 순천향대 서울병원(안과 이성진 교수), 인제대 일산백병원(안과 이도형 교수)과 공동으로 다기관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은 4차산업 혁명 미래의료환경 선도와 의료기기 사업화 역량 강화를 위해 기획된 국책사업이다. 범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연구·개발부터 임상·인허가·제품화 등 전주기 지원을 통해 글로벌 제품 개발, 미래의료 선도, 의료복지 구현을 목표로 한다. 특히 착수 시점부터 정부기관, 의료진, 연구자, 기업 등 모든 주체가 참여해 사업의 전 단계를 함께 추진해 나간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이번 정부 과제에 참여하는 가천대 길병원과 공동 연구기관들은 2년간 10억여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남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한 공동 연구기관은 이번 ‘시판 중 임상시험’을 통해 얻은 소기의 성과를 근거로 향후 해당 제품이 건강보험에 등재돼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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