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경련·통증으로 일상이 어렵다면 뇌를 살펴야

[권선미 기자] 입력 2021.08.05 14.30

뇌신경 압박하는 혈관 분리해야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이 한쪽 얼굴에 미세한 경련을 느끼거나 순간적인 통증을 느꼈다면? 피로감과 치통을 원인으로 생각해 무심코 방치하다간 증상악화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대인기피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조기진단과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의 도움말로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삼차 신경통에 대해 알아봤다. 

삼차신경통은 인류에 알려진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초기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주기가 짧아지고 통증의 정도가 심화되면서 세수, 양치질, 식사, 화장이나 면도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는 “얼굴의 감각·저작기능을 담당하는 제5번 뇌신경인 삼차신경이 주변 혈관에 눌리면서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고 과흥분해 발병한다”고 말했다. 안면경련증도 마찬가지로 혈관이 안면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한쪽 눈을 자꾸 깜빡거리거나 입꼬리를 씰룩이는 등 안면부의 불수의적 운동으로 인해 독서, TV시청, 대화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삼차신경통·안면경련증 모두 젊은 층보다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게, 남성보다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삼차신경통·안면경련증은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약물치료는 수술에 비해 간편하지만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발 가능성도 높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미세혈관감압술이다.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박리해 분리하고 신경·혈관 사이에 테프론이라는 완충물질을 삽입해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조치한다. 신경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다양한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어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 수술 경험이 중요하다. 삼차신경통의 미세혈관감압술의 성공률은 약 80~90%, 안면경련증의 미세혈관감압술은 95%다.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는 “수술 후 치료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미세혈관감압술을 받았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코풀기, 물구나무서기 등 뇌의 압력을 올릴 수 있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 박봉진 교수는 “미세혈관감압술은 수술 합병증이 3% 미만으로 국내외에서 탁월한 수술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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