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수도꼭지·샤워기 소독하면 '이 질환' 예방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8.05 09.15

발열·기침·두통 오는 레지오넬라증 수중 환경에서 주로 발생

수영장으로 물놀이를 다녀왔거나 대형 쇼핑센터를 다녀온 뒤 고열과 두통이 있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폐렴으로 나타나는 레지오넬라 폐렴과 비폐렴형인 폰티악 열로 분류한다. 

레지오넬라균은 수중 환경에서 주로 발견된다. 호수나 강 뿐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급수, 배수 시설, 냉각타워, 목욕탕, 수영장 등에서 확인된다. 특히 25~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 잘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에어컨 냉각수가 레지오넬라균 에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병원·숙박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냉각수를 조사한 결과 대형 건물의 12%, 쇼핑센터의 7.7%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윤지현 교수는 “레지오넬라 균은 수중 환경에서 에어로졸화 되면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사람 간의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윤지현 교수는 “레지오넬라 폐렴은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폐렴과 구분이 어렵지만, 가래가 많지 않고 소화기계 증상이나 두통 등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폰티악 열은 노출 후 40~60시간 이내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발열·기침·두통이 흔하고, 복통과 호흡곤란 등은 흔치 않게 나타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남성·흡연자·고령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만성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 신장기능 저하 등의 만성질환, 장기 이식, 면역억제제를 복용 등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폰티악 열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3~5일이면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지현 교수는 “레지오넬라 폐렴의 경우에는 발열과 기침 등 폐렴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지오넬라증은 예방접종이 없고, 이전에 레지오넬라증에 걸려 항체가 생긴 환자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냉방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신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레지오넬라균 감염은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다. 에어컨을 자주 이용한 사람 중 열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고 가래·기침을 호소하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사용하는 목욕탕·욕조수를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에어컨 필터·수도꼭지·샤워기 등 물기가 있는 곳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소독하는 것이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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