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오래 참는 다이어트 후 폭식·구토 반복되는 이유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7.22 09.06

신체 비상상태 돼 음식 먹어야 한다는 신호 강하게 보내

여름휴가를 앞두고 단식으로 체중을 감량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식은 단기간에 살을 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저혈당이다. 저혈당은 신체기관의 연료 격인 포도당이 급격히 감소하는 증세다. 지속되면 자칫 뇌세포가 손상되거나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피부 발진, 영양 불균형, 식이장애 등도 피할 수 없다.

단식할 경우 인체는 사용할 에너지가 없는데 몸을 움직이면 근육이 긴장하고 뭉친다. 그러면 근육을 둘러싼 주변 혈관에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근육통이 오고 피부에도 얼룩덜룩한 반점이 잘 생긴다. 또 공복이 6~12시간 이상 이어져 에너지를 내는 당이 모자라면 근육을 먼저 빼서 당으로 전환해 사용한다. 그런 다음 음식을 먹고 칼로리가 남으면 지방으로 저장한다. 당이 모자라면 에너지 소모가 큰 장기인 간 건강이 나빠지고 교감신경계가 자극받아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포도당 에너지의 60% 이상을 사용하는 뇌도 타격을 받는다. 학생·직장인이 아침을 거르며 단식을 하면 뇌 활동이 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식은 공복감 때문에 오래 지속하기 쉽지 않은 데다 자칫 폭식증·거식증 같은 식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단식-폭식-구토를 반복하기도 한다. 배고픔을 오래 참을수록 신체는 비상상태가 돼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더 강하게 보내기 때문이다.

같은 칼로리라도 몰아 먹지 말고 3~4차례 나눠 먹어야 
단식보다 과식하지 않는 식습관이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다. 무조건적인 단식보다는 칼로리를 계산해 자연스럽게 식사량을 조절해야 한다. 식사를 천천히 하면서 평소에 과식하던 습관을 교정하는 게 좋다.

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서너 차례 나눠 먹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한꺼번에 먹으면 남는 칼로리가 지방으로 저장되고 금세 또 허기를 느낀다. 신체에 규칙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지방을 쌓아 놓으려 해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

밥을 먹을 땐 샐러드·나물 같은 섬유질을 먼저 먹고 20분 이상 천천히 씹어 먹는다. 렙틴 호르몬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식사 후 20여 분이 지나야 나온다. 젓가락으로 골고루 집어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인다. 젓가락을 쓰게 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고 천천히 식사할 수 있어 과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사 습관을 교정하면서 몸에 이상 반응이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장기적으로 칼로리를 줄여 가며 살을 뺄 땐 신체가 서서히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당뇨 같은 질병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혈당·혈압·전해질·소변을 점검해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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