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선선해 아침에 야외활동? 심장에 무리갈 수도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7.21 10.57

심장병 환자의 폭염 대처법

심장질환자는 찌는 듯한 폭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고 혈전 발생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협심증·심근경색증 병력이 있거나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여름을 나는 것이 좋을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폭염이 심장병 환자에 미치는 영향은.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물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탈수가 진행돼 혈액량이 감소한다. 그러면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뛴다.  또 혈액이 농축돼 혈전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심장병 환자들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 그 결과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할 수 있다.

-언제 활동하는 게 좋은가.
한낮 외출은 피해야 한다. 특히 아침이 낮보다 선선해 나가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교감신경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이다. 가급적 아침보단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하자.

-여름에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하면 피부의 혈류 순환량과 발한량이 증가한다. 체중의 4∼5% 정도 탈수가 일어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 혈장량이 줄고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져 심각한 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능력 저하와 열 질환 발생을 예방하려면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중요하다.

-올바른 수분 보충 방법은 뭔가. 
땀을 적당히 흘리면 소실된 전해질의 양도 적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전해질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면 수분과 더불어 소량의 전해질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좋다. 150∼200mL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한꺼번에 600m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위에서 흡수되는 양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서늘한 날씨엔 25∼30분마다 비슷한 양을 섭취하면 땀으로 소비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운동은 해야 할까. 
적당량의 운동은 권장된다. 빨리 걷기 운동의 경우 일주일에 3~5회씩 30~60분간 지속하는 게 좋다. 날씨가 선선한 시간대에 가급적 사람이 몰리지 않는 넓은 야외 공간에서 하길 권장한다. 운동 중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나 어지러움을 느꼈을 때, 실신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꼭 병원을 찾아 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조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급한 찬물 샤워는 삼가야 한다. 급하게 찬물로 샤워하면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한다. 그러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할 수 있다. 또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돼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다. 열을 식힌다고 급하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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