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환자, 코로나19에 과도한 불안감 갖지 말길”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7.19 11.59

강남세브란스병원 박혜정 교수팀, 천식과 코로나19 감염 예후 상관관계 분석

천식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도 감염 예후가 일반 환자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박혜정(사진) 교수팀은 천식 유무, 중증도 및 천식 약제 사용이 코로나19 환자의 예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식은 기침, 천명(쌕쌕거림),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를 투여해 치료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호흡기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 탓에 흡입제 사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기존에 사용 중인 천식 약물(특히 ICS 및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을 권장한다. 천식 약물 중단 시 천식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권고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지난해 5월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 7590명 중 천식 환자 218명(2.9%)을 대상으로 천식 유무와 코로나19 감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자료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환자 의료비 청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결과 천식 유무는 코로나 감염 후 사망률, 중환자실 입실, 입원 기간 및 의료비용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코로나 환자 대비 천식 환자의 사망률 및 중환자실 입실 위험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천식 환자의 최근 1년 또는 최근 2개월 내 천식 약제 사용력에 따라 분석해도 중환자실 입실, 입원 기간 및 의료비용에 통계학적인 차이는 없었다.

박혜정 교수는 “천식 환자가 일반 인구 집단보다 코로나 감염 예후가 특별히 안 좋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천식 약제 사용 역시 코로나 예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천식 약제 중단은 오히려 천식 악화를 조장할 수 있어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한 “천식 환자도 끊임없이 코로나 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호흡기 국제학술지인 ‘유럽호흡기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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