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백내장·노안 관리는?

[김미진 원장] 입력 2021.07.19 14.14

[전문의 칼럼] 김미진 센트럴서울안과 녹내장클리닉 원장

녹내장과 백내장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녹내장을 치료 중인 환자에서도 연령이 증가하면 자연히 백내장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정확한 녹내장 진행 관찰 및 관리를 위해 백내장 수술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
 
녹내장과 백내장, 발생 부위 달라

녹내장은 주로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 장애로 인해 시신경 손상이 점차 진행돼 점진적으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녹내장을 최대한 빠르게 발견하고 녹내장 진행 정도에 맞는 치료를 늦지 않게 시작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미 발병한 녹내장을 완치할 방법은 아직 없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되살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시신경 손상을 유지하게끔 녹내장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백내장은 눈 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년성 백내장이 가장 흔하며, 50대 후반에서 60대 이후 흔하게 관찰된다. 눈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외상이 발생한 경우, 다른 안과 수술을 받았거나 스테로이드 약을 사용한 경우 젊은 나이에서도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내장 혼탁은 점진적으로 심해지고, 진행에 따라 시야가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약물치료만으로는 혼탁이 발생한 수정체가 다시 맑아지지 않기 때문에 혼탁한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주는 백내장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즉, 녹내장은 시신경이 안압, 혈류 순환 장애 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병이고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병이다. 발생 부위는 각기 다르지만, 백내장과 녹내장이 함께 있는 경우 백내장 수정체 혼탁으로 인해 눈 속의 시신경이 흐릿하게 관찰되므로 녹내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어 적기에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게 좋다.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 필수'

녹내장 환자에게 백내장이 생긴 경우 백내장 수술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 백내장 혼탁이 심해지면 녹내장 진행 정도, 치료 효과 파악, 시신경 상태 변화 관찰 등 정확한 녹내장 상태 파악이 어려워지면서 효과적인 녹내장 관리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안구내 공간이 좁은 눈의 경우에는 백내장으로 인해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눌려 막히게 돼 안압이 빠르게 상승하고 시신경 손상이 급격히 진행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작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백내장 수술로 방수 유출로를 압박하는 수정체를 제거해 안압을 다시 낮출 수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작의 위험성이 있는 백내장 환자에서 백내장 수술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합병 녹내장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 방법이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수술 전 철저한 관리로 수술 가능한 안압 상태를 만든 후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새로운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제거하지 않는다.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녹내장 환자의 경우 백내장 수술 시 안압 조절을 위한 미세 스텐트 수술(젠 스텐트 수술, 아이스텐트 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 후 안압을 더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사용 중인 안약 개수를 줄일 수 있어 녹내장의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녹내장 환자, 새 인공수정체로 노안 개선

원거리를 보다가 근거리를 보려 할 때 수정체의 굴절력을 증가시켜 가까운 사물을 보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조절’이라고 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조절 능력이 떨어져 근거리를 보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노안 역시 백내장처럼 노화와 함께 나타나므로 동시에 교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경우 노안 백내장 증상을 야기하는 수정체를 제거하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노안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는데, 기존 녹내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활용한 수술에 제약이 있었다. 노안 백내장 수술에서 사용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녹내장 환자가 가지는 녹내장 진행 정도, 시신경 손상 정도, 시야 손상 정도 등 다양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광학기술의 발전으로 녹내장 환자의 다양한 변수를 포용할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등장하면서 녹내장 환자도 노안과 백내장을 효과적으로 한 번에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상용화된 비비티 렌즈(Vivity IOL)는 렌즈의 링 부분을 없애고 광학부 표면에 미세한 융기를 만들어 파면을 확장하는 신 기술을 적용한 비회절형 인공수정체다. 동심원 링이 사라지면서 빛 번짐이 거의 없고, 눈부심 증상은 다른 회절형 렌즈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높은 관용성으로 녹내장 환자도 백내장 수술 시 고려할 수 있는 렌즈로 평가되면서 노안 개선을 희망하는 녹내장 환자에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근거리 좋은 시력을 원하고, 야간 활동이 활발한 직업을 가진 사람, 야간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 등에서 기존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줄 것으로 평가된다.

단, 중심부 시야 손상이 이미 진행됐거나 향후 녹내장 진행 가능성이 높은 녹내장 환자의 경우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노안백내장수술 자체를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 전 정밀검진, 의료진과의 면밀한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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