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원인 물질 아세트알데히드, 직접 제거하는 약은 없어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7.09 16.18

#148 숙취해소제 바로 알기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 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음주 전후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숙취해소제 한번쯤 사 먹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시중에 있는 숙취해소 제품은 엄밀히 말하면 알코올을 직접 분해해주는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음 후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되는 성분의 혼합 음료이거나 간을 보호하는 보조제로 인정받은 것들입니다. 이번 약이야기에서는 숙취해소제로 알려진 다양한 제품의 성분과 기전 등을 알아봅니다.
 

숙취의 원인 물질은 ‘아세트알데하이드’입니다. 술은 우리 몸 안에서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합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자율신경계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구토·과호흡·기면·혈관확장· 빈맥·저혈압 같은 숙취 증상을 일으킵니다. 
 
술을 지속해서 마시면 아세트알데하이드와 활성산소가 세포나 DNA를 파괴하면서 간세포와 뇌세포에 손상을 입힙니다. 따라서 숙취해소의 목표아세트알데하이드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입니다.  
 
드링크류나 환 형태 등으로 편의점·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숙취해소 제품 대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숙취해소로 효능과 효과를 인정받은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아닙니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한다기보다는 과음 후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헛개나무·칡·인삼·홍삼·오가피 등 숙취해소제의 주 재료는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약 성분이 대다수입니다. 또 당분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이 많아서 알코올 해독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숙취해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받은 일반의약품은 ‘삼두해정탕’ 성분(디오니스액, 취어스액)이 유일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른 전통 숙취해소 성분인데요, 3가지 콩인 삼두(녹두·적소두·흑두)와 갈근·모과·진피 등을 함유해 과음으로 인한 소화기능장애와 음주로 인한 구토·목마름·두통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간 보호제는 요소회로 작동 도와
약국에서 숙취해소제로 불리며 판매되는 약의 대다수는 간기능 보조제 내지 간 보호제로 인정받은 것들입니다.
 
이런 약은 모두 간의 요소회로(UREA CYCLE)와 관련 있습니다. 간에서는 단백질의 대사산물로 독소성분인 암모니아가 생성됩니다. 이 암모니아를 독성이 없는 형태인 요소라는 물질로 만들어서 소변이나 담즙을 통해 배출시킵니다. 요소회로가 잘 작동해야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에너지 생성도 잘 되는 것입니다.
 
간 보호 제품의 주요 성분은 요소회로를 잘 작동하게 하는 아르기닌, 시트르산 등입니다.
 

아르기닌간에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요소회로에 필수 성분입니다. 간에서 해독을 돕기 때문에 간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혈관 확장을 통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면서 산소 공급을 돕고, 근육량 증가와 지방 분해에도 도움을 줍니다. 피로·통증을 유발하는 젖산 축적은 억제해줍니다.  
 
시트르산(구연산) 성분은 알코올 대사과정에 작용해 알코올이 빠르게 분해되도록 도와주고, 에너지 생성도 돕습니다. 베타인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간에서의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담즙을 통해 노폐물과 지방을 배출시켜 줍니다.
 

이 밖에 간세포 보호와 재생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로는 밀크씨슬과 글루타치온이 있습니다.  
 
밀크씨슬의 유효성분인 실리마린독성물질이나 활성산소로부터 간세포보호, 간세포 재생 촉진, 간의 해독 기능 보조, 간세포 내 글루타치온 증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글루타치온은 간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강력한 해독 작용을 하는 성분인데요,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독소와 결합해 독소나 약물을 배출하기 쉬운 물질로 바꿔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간은 1차, 2차에 걸쳐 독성물질을 배출하기 쉬운 형태로 변형하는데, 글루타치온은 2차례의 해독 과정에 모두 사용됩니다.  
 
이처럼 시중에 판매되는 술 깨는 약이나 숙취 해소 음료로 알려진 제품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의 활성을 돕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큰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의 작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숙취로 인해 생기는 증상을 일부 완화하는 대증 치료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음주 전후 수분·당분 섭취해야 
음주 후 숙취를 줄이려면 습관도 중요합니다. 음주 전엔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위 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알코올 흡수율이 더뎌집니다. 안주로는 치즈·두부·고기·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과일·채소가 좋습니다.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대사 효소의 활성화를 높여주며 비타민을 충분하게 공급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일으키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수분이 필요하므로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탈수되면 숙취로 인한 증상 역시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음주 후에는 꿀물 등 당분이 있는 음료를 한 잔 마시고 자는 것이 알코올 분해를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숙취로 인한 두통 때문에 두통약을 먹을 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타이레놀, 게보린, 펜잘 등)의 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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