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소변 갑자기 안 나오는 경험한 남성, 이것 때문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7.08 09.06

전립샘비대증 있으면 감기에도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 빠진 약 먹어야

전립샘비대증은 중년 남성의 골칫거리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줄기가 약해지면서 괜히 마음도 위축된다. 밤마다 소변 때문에 수시로 잠에서 깨고 너무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어지면서 삶의 질도 떨어진다.

사춘기 이후부터 평생 성장하는 전립샘은 소변길(요도)을 둘러싼 장기다. 남성의 생식 기능을 돕는다.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전립샘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의 영양분이 되고 요도의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이동환 교수는 "전립샘비대증은 전립샘의 크기가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 길을 좁아지게 만들어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라며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의 남성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빈뇨가 있다면 전립샘비대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는 야간뇨는 전립샘비대증의 대표 증상으로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 줄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동환 교수는 "술 마신 후나 감기약 복용 후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치료는 약물·수술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전립샘 근육의 긴장을 완화 시켜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샘 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혈뇨가 지속할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다만 수술 후 남은 전립샘 조직이 노화와 더불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배뇨와 전립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샘비대증을 완화하고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기약을 먹어야 할 때는 의사에게 전립샘비대증이 있다고 미리 알려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이 빠진 약을 처방받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경직된 근육 등으로 배뇨가 어렵다면 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노인성 질환인 만큼 특히 장년층 이상은 전립샘비대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립샘비대증 진단을 받으면 술도 삼가는 게 좋다. 카페인 성분이 많은 커피·녹차·홍차도 이뇨 작용을 촉진해 방광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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