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물건 자주 떨어뜨리고 걸을 때 다리 휘청, 척수 신경 적신호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7.06 09.07

목 디스크가 부르는 주요 증상 ?

외상이나 스마트기기의 장시간 사용 등으로 인해 목 디스크를 앓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목디스크는 몸의 목뼈와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디스크라고 한다. 목의 디스크가 갈라지고 찢어져서 튀어나오고 목 관절에 덧뼈가 자라면 목 디스크 질환으로 본다.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대전을지대병원 정형외과 석상윤 교수는 “노화 탓에 목 디스크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연령은 40대 전후의 중장년층”이라며 “최근에는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젊은 나이에 목 디스크가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가 유발할 수 있는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목 통증과 목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운동 범위 제한이다. 둘째, 척수 신경에서 나오는 가지 신경인 신경근이 눌려 생기는 신경근증이다. 이땐 어깨나 팔, 손가락이 아프거나 저리며 힘이 빠질 수 있다. 셋째, 척수 신경이 눌려 생기는 척수증이다. 팔다리의 기능과 운동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가장 주목해야 할 건 척수증이다. 척수는 뇌에서 팔다리로 내려오는 큰 신경을 말한다. 목 디스크 탓에 눌려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척수증으로 판단한다. 척수증 증상은 전체 환자의 약 30%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보통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보행 장애가 공통으로 나타난다. 척수증 환자는 손을 세밀하게 움직이지 못해 젓가락이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며 글씨체가 변하기도 한다. 하지의 보행 장애는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느끼며 다리를 휘청거리기도 하고, 반대로 다리가 뻣뻣해지기도 한다.

목 통증 환자, 약물 혹은 운동 치료 우선시
그렇다면 목 디스크가 있으면 꼭 수술받아야 할까. 목 디스크 환자 가운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한정적이다. 특히 목 통증이 있는 환자는 보존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고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약물치료, 운동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신경근증도 대개 70%의 환자가 약물치료나 주사 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보존적인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반면에 척수증은 보존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데다 손상된 신경은 수술 후에도 회복에 한계가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 척수 신경에 대한 감압술을 시행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경추 수술은 1cm 크기의 척수 신경을 보기 위해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하므로 보다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목 수술은 위험해서 절대 하면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마비가 올 수 있다’ 등의 이야기를 듣고 수술이 꺼려질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필요한 경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척수증 환자는 수술을 미루다가 보행 장애 증상이 악화해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석 교수는 “목 디스크 증상이 있으면 방치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며 “학회 보고에 따르면 수술 중 심각한 합병증의 빈도는 1% 이내이므로 치료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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