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잠 쏟아지고 부쩍 살쪘다? 이것 의심을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7.02 09.52

계절성 우울증에 대처하는 자세

7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장마 예고가 시작됐다. 장마철에는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무기력하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계절성 우울증의 일환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가을이나 겨울에 시작해 봄에 회복하는데 드물게 장마철인 여름에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기본적으로 현저하게 무기력해지고 잠이 많아진다. 탄수화물을 자꾸 찾거나 과식을 하게 돼 체중이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왜일까. 사람은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에 따라 활동하며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통해 낮과 밤을 구분한다. 빛의 양이 감소하는 밤에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증가하고, 아침 이후에는 감소해 수면을 돕는 것이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장마철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기분이 가라앉거나 잠이 쏟아질 수 있다. 낮 동안에 야외활동을 늘리고 주위 환경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손보경 교수는 “불면증이나 과다 수면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건강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수면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에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 가벼운 내용의 독서나 이완할 수 있는 운동을 하고 과도한 카페인이나 술과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침실의 소음과 빛을 적절히 통제하는 등 수면위생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계절성 우울증은 대개 계절이나 날씨가 바뀌면 저절로 호전된다. 그러나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하거나 ▶평소 즐거워하고 흥미 있던 활동에 아무 관심이 없어지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체중이 감소 또는 증가하거나 ▶불면 또는 과다 수면 ▶불안감이나 처짐 ▶피로감과 활력 상실 ▶내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 ▶집중력이 감소하거나 결정을 잘 못 내리는 증상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는 등의 증상 중 3~4가지에 해당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장마 기간에는 온도와 습도 조절이 잘 안 되어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별것 아닌 일로도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간에 다툼이 발생하곤 한다. 손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된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을 이완시킬 수 있는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도 좋고 충분한 취침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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