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관 같은 환경서 ‘금수저 배아’ 키워 임신 성공률 높인다

[정심교 기자] 입력 2021.06.29 08.41

건강한 배아 키우는 ‘공배양’ 바로 알기

대전마리아의원 임상 배아 전문가 조현진 연구실장. [사진 마리아병원]

난임 부부에게 시험관아기 시술은 그야말로 동아줄 같은 존재다. 체외 수정한 배아를 엄마 자궁에 이식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3~5일. 이 기간 동안 배아가 시험관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시 둔산동에 있는 대전마리아의원(마리아병원 분원)은 배아가 시험관에서 성장하는 동안 엄마의 자궁과 비슷한 환경에서 배양하는 방식인 ‘공배양(共培養)’을 적용해 이른바 ‘금수저 배아’를 만들고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
 
이곳 임상 배아 전문가인 조현진(53) 연구실장은 지난 30여년간 '공배양' 방식으로 1만 건 넘는 임신 성공 사례를 보유했다. 공배양이란 말 그대로 ‘함께 배양한다’는 뜻으로, 공동 배양의 대상은 배아와 난구 세포(난자를 둘러싼 세포)다. 자연 임신의 경우 배아는 엄마의 나팔관에서 영양 물질을 먹고 대사하며 성장하는데, 이때 배아가 배설한 대사 물질을 나팔관 상피세포가 먹고, 배아에 필요한 성장인자를 분비하는데, 배아는 이것을 먹고 튼튼하게 자란다. 배아와 나팔관 상피세포가 공생하는 모체의 나팔관 환경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방식이 바로 공배양인 것이다.
 
공배양은 일반 배양법과 달리 엄마의 나팔관 환경과 비슷한 시험관 환경에서 자란 배아가 실제 자궁에 이식되면 배아는 이곳을 ‘낯선 환경’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착상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일반 시험관아기 시술에선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자마자 원활한 배아 관찰을 위해 난구 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는데, 공배양의 경우 배아는 배양접시에 배양된 난구 세포로부터 지속해서 성장인자를 공급받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처리 과정이 번거로워 국내에서도 공배양을 실시하는 곳이 손에 꼽힌다. 조 실장은 “사실 공배양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난포액을 개인별로 모아 따로 처리해야 하고, 각각의 난자에서 난구 세포를 떼어 여러 처리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튼튼한 배아를 얻기 위해 공배양을 고집한다”고 강조했다. 
 
공배양은 과배란으로 얻은 난자가 충분하거나 난구 세포가 건강할 때 실시할 수 있다. 대전마리아의원에선 난임 부부의 60~70%가 이 방식을 시도한다. 공배양의 임신 성공률은 51.2%로, 일반적인 시험관아기 시술의 임신 성공률(약 40%)보다 높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