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떨림 한 달 이상 지속하면 이 질환 의심을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6.14 09.22

뇌종양, 다발성경화증 등 중추신경계 질환일 수도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건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일까. 신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마그네슘, 칼슘 등의 전해질 성분이 필요하고 부족하면 눈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눈 떨림은 생각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유일한 교수의 도움말로 눈 떨림의 원인과 양상을 알아봤다.

-눈 떨림은 왜 발생하나.
눈 떨림은 근섬유가 지속적이고 리듬 있게 움직이는 현상이다. 눈꺼풀 잔 떨림으로 마치 피부에서 벌레가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이다. 떨림은 근육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뇌 신경이 근육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면 근육이 신호에 반응해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신경 흥분이 억제되지 못해 떨림이 나타난다.

-원인은 뭘까.
눈 떨림을 단순 영양 결핍으로만 인식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 피로, 카페인 과다 섭취, 음주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중추신경계통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뇌종양, 다발성경화증일 때 나타날 수 있으며 실제 외래 환자 10~20명 중 1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의해야 할 증상이 있다면.
눈 떨림은 영양 결핍 외에도 누 주변의 안면신경질환, 뇌종양 등 다양한 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단순 눈 떨림은 증상이 계속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즉 피로, 카페인 과다 섭취, 스트레스, 음주와 같은 유발 요인을 없애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그러나 유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한 달 이상 증상이 계속되거나 한쪽 얼굴이 수축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양쪽 눈 깜빡임 증상을 동반한다면.
눈꺼풀의 움직임과 함께 양쪽 눈 깜빡임을 동반하는 것을 안검 경련증이라고 한다. 눈꺼풀 운동을 담당하는 근육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할 때 나타난다. 안구건조증, 스트레스, 밝은 빛이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안검 경련증 초기에는 눈부심이나 눈물과 함께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나중에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약물 복용과 보톡스 주사 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나.
단순 눈 떨림이 아닌 한쪽 얼굴이 전체적으로 수축하면서 눈 깜빡임을 유발하는 얼굴 반쪽 연축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보통 미세혈관감압술을 많이 하는데 뇌혈관이 뇌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에 특수 재료를 끼워 넣어 뇌혈관에 의한 압박을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단, 수술에 앞서 떨림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볼 전체나 눈꺼풀 외 다른 부위의 얼굴이 떨린다면 길랭-바레 증후군처럼 염증성 신경병이나 뇌줄기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머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얼굴신경자극검사, 근전도검사를 시행해 감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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