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붓고 심하게 저리다면 동맥 말초혈관 살펴보세요

[권선미 기자] 입력 2021.06.07 16.50

서서히 증상 진행해 응급 상황에서 발견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대표되는 3대 만성질환은 우리 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혈관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심장·뇌 질환, 그리고 대동맥 질환과 말초혈관 질환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탁해진 혈액 속 혈전들이 심장혈관 및 뇌혈관, 그리고 대동맥 및 말초혈관을 막아 발생되는 것으로 우리의 생명을 노린다. 결국, 막힌 혈관이 문제다. 경희대병원 이식혈과외과 안형준 교수의 도움말로 치명적인 혈관병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 몸은 3~4㎝의 굵은 혈관부터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굵기의 미세혈관까지 지구 두 바퀴 길이의 혈관이 몸 구석구석 뻗어 있다.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심뇌혈관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 바로 사망한다. 심장에서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이 막혔을 때도 뇌세포가 빠르게 죽으면서 반신불수가 되거나 언어장애가 생길 수 있다. 

복부 대동맥부터 팔다리에 이르는 말초혈관도 살펴야 한다. 다리가 붓고 심하게 저려 보행이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땐 혈관병이 진행돼 협착·폐색 등으로 혈관 상태가 나쁘다.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는 “동맥이 늘어나거나 막히는 동맥류 등으로 혈관이 파열하기 직전의 심각한 상황이지만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혈관병 환자 대부분은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으로 치료를 받다가 우연히 혈관 이상을 발견한다. 특히 팔다리 말초혈관은 심장·뇌혈관보다 길어 동맥경화로 오랜기간 협착·폐색이 진행하다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혈관 이상을 느꼈을 땐 응급 상황이다. 안 교수는 “동맥 파열로 집에서 사망하거나 응급실에 오더라도 수술 도중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고령층으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비만·흡연 등으로 혈관 상태가 나쁘다면 선제적으로 혈관 상태를 살펴보는 혈관 초음파 검사를 고려한다.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에서는 혈관초음파는 물론 CT·MRI 검사 등 영상학적으로 혈관 상태를 살피고, 실시간 혈관기능 검사를 병행한다. 혈관 기능검사는 세포 조직의 미세 혈류 상태를 파악해 영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혈관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치료 시점이다. 혈관병 초기에는 약물이나 혈관 스텐트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광범위하게 동맥 혈관이 딱딱하게 굳으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 부분을 잘라내고 자가 혹은 인조 혈관 등을 이용해 다시 연결해야 한다. 그만큼 치료가 복잡해진다. 안 교수는 “조기 진단으로 최대한 치료 시기를 앞당기면 혈관병으로 갑자기 생명을 잃는 상황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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