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다리가 불편해요" 호소하는 임산부·만성질환자 많은 이유

[박정렬 기자] 입력 2021.05.28 10.05

하지불안증후군, 흐린 날씨 이어질 때 증상 악화

흐린 날씨에 수면 장애가 심해질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간에는 괜찮다가, 잠들기 전 하체에 불편한 감각이 느껴져 숙면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 주로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쑤시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등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장마철 햇빛량이 줄고 흐린 날씨가 길어지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줄어든 햇빛이 도파민 기능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철분을 원료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임신 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당뇨나 갑상샘 기능 저하증,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은 유전력이 있어서 가족 중에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발병률이 높아진다"며 "유전되면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빠르고 평생 동안 나타나며 50대 이후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 악화 요인에는 수면부족과 우울, 불안, 알코올, 카페인 등이 있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하거나 지나치게 적게 할 때, 수면 호흡 장애가 있거나 감기약과 소화제 등의 약물 복용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악화시킨다. 한진규 원장은 "기존에 잠을 잘 자던 사람도 갑자기 수면 입면에 문제가 생겼다면 장마 관련 하지불안증후군이 아닌지 생각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자기 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적인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주간 졸림, 업무 장애로 이어진다. 불면증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도 있다. 한 원장은 "가족 중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 아이의 성장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낮 동안 산만하고 짜증이 심하다면 수면전문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 혈액검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해야 한다. 철분이 부족할 경우에는 철분제로 보충해주고, 도파민이 부족할 때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제재를 소량 복용하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진료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검사,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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