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 통증, 한방 치료하니 절반가량 감소해

[박정렬 기자] 입력 2021.05.25 10.07

자생한방병원 임상적 유효성 확인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수술한 뒤 증상이 재발하거나 통증 호전이 없는 경우를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이라 한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가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을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척추 수술 후 통증에 한방통합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장기 추적 연구가 발표됐다. 의료진이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에게 약침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 자생한방병원

최근 주목 받는 것은 한방 치료다. 추가 수술 대신 침, 한약 등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과 기능장애를 개선한다.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소속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박주헌 한의사 연구팀은 200여명의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한방통합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만족도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과거 요추(허리) 수술을 1회 이상 받고 통증이 재발해 한방병원에 입원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 234명을 대상으로 입·퇴원 시와 장기추적관찰 시점으로 나눠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허리·다리 통증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와 기능장애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삶의 질 척도인 EQ-5D(EuroQol-5 Dimension)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통증없음)~10(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통증)으로 표현한 지표다. 허리 기능장애지수를 측정하는 ODI는 걷기와 물건 들기 등 10개 문항으로 나눠져 있다. 문항별로 0~5점으로 평가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 장애가 심함을 의미한다.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을 위해 개발된 EQ-5D는 운동능력과 일상활동 등 5개의 영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문항당 1(전혀 문제없음)~5단계(극심한 문제)로 평가한다. 각 항목에 따른 가중치를 보정해 점수가 산출되며 완전한 건강상태는 1, 최악의 건강상태는 마이너스 점수로 표현된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4.9세로, 평균 28.1(±17.1)일의 기간 동안 허리디스크와 협착증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약침, 침,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받았다.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들의 통증지표(NRS)와 기능장애(ODI), 삶의 질(EQ-5D) 지수. 사진 자생한방병원

먼저 허리 NRS는 입원 시 5.77에서 한방통합치료를 받고 퇴원한 시점에 3.15로 통증이 감소했으며 다리 NRS도 4.40에서 절반 수준인 2.52로 떨어졌다. 이는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 경증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ODI 측정에서는 입원 시 기능장애가 심한 50.55점에서 퇴원 시 17.35점 감소한 33.19점으로 개선됐다. 특히 장기 추적조사에서 ODI는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인 27.39점으로 더욱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삶의 질도 향상됐는데, 입원 시 0.54였던 EQ-5D 지수는 퇴원 시점과 장기 추적조사에서 모두 0.74로 측정돼 장기적으로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방통합치료의 유효성은 환자들의 치료 만족으로 이어졌다. 장기 추적조사에서 95.3%(101명)가 한방통합치료로 치료 효과를 봤다며 만족을 표했다. 특히 치료 만족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에 달했으며 한방통합치료 중 가장 만족한 치료법으로 약침(64.2%)을 꼽았고 추나요법(37.7%), 침치료(32.1%) 순이었다. 또한 한방통합치료의 만족 이유와 관련해 ‘큰 통증 호전’(34.9%)과 ‘기능적 회복’(27.4%)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박주헌 한의사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박주헌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방통합치료가 치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 및 만족도 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재수술 외의 방법을 고려하는 환자들에게 한방통합치료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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