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타격감 큰 청년층, 극복하려면 이렇게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5.12 10.07

주변에선 감정 공감해주고, 스스로 기분 전환 위해 노력을

자영업을 운영하는 20대 여성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게를 운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결국 문을 닫게 됐고, 현재 아르바이트로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잠자리에 들어도 4~5번 이상 깨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공황 증상까지 동반됐다. 가족과 남자친구 등 인간관계 갈등도 악화해 복용하는 정신과 약제도 점차 늘어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 30.5%로, 60대(14.4%)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젊은 층의 경우 수업, 직장 등의 근무 환경이 비대면 위주로 전환되면서 일, 공부, 휴식 간 경계가 무너지고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대면 환경에서 정서를 교류할 기회가 큰 폭으로 줄었다. 반대로 미디어 노출과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타인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교하다 일부는 자존감 저하가 나타나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특히 청년층의 코로나블루는 우울증으로 시작해 불면증을 겪다가 공황장애 증상이 동반되는 양상을 보인다. 우울 증상이 있으면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가 동반되므로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된다. 불면 때문에 불규칙적 생활을 지속하거나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오히려 너무 많이 자거나 폭식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땐 활동 저하 혹은 불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우울 증상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악순환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좋다. 주변에서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는지 물어보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섣불리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잘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환자 감정에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많이 힘들겠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표현이 좋다.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는 “휴대폰 앱을 통한 활동량을 살펴봤을 때 우울 증상이 심한 환자는 진료일 외에 일주일 내내 매일 100보도 걷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대로 활동량을 높이면 우울감이 빠르게 회복됨을 보였다”고 말했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는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기분 전환에 도움된다.
 
또한 비대면으로라도 인간관계를 통한 기분 전환 혹은 예술 감상, 독서 등의 활동을 하면서 좋은 기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식욕이 떨어진다고 음식을 대충 먹지 말고 균형 잡힌 식단의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이 우울증 극복에 좋다. 오 교수는 “무엇보다 주요 우울 증상을 숙지해 증상 발생 초기에 환자를 설득하고 전문가에게 빠르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럴 때 우울증 의심해 보세요

□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든다.

□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활동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 살이 빠지거나(혹은 반대로 살이 찌거나), 지속적인 식욕 감소(또는 증가)가 있다.
□ 불면증이 있거나 너무 많이 잔다.
□ 초조하거나 불안하다.
□ 몸이 피로하고 활력이 없다.
□ 무가치감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 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 9개 항목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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