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증가하는 난소암, 40세 이상 1년에 한 번 검진 필요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5.04 09.22

초기 자각 증상 없어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 많아

난소는 난소호르몬을 만들어 분비하고 난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그런 만큼 여러 종류의 종양이 발생하기 쉽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자궁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부인암이다. 특히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기은영 교수의 도움말로 난소암에 대해 알아본다.

난소암 환자의 3분의 2는 병이 진행된 3, 4기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5년 생존율은 45% 미만이다. 2018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여성 암 중에서 자궁경부암의 발생은 1999년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지만 난소암은 1999년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0세 이상 되면 난소암의 발생이 증가하며 가장 빈번하게 생긴 연령층은 50~75세다. 난소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난소암의 위험인자는 ▶난소암 가족력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불임이거나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 ▶비만·당뇨 ▶자궁내막증 ▶고령 등이 꼽힌다. 이에 비해 난소암의 위험도를 낮추는 인자로는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 ▶경구피임약 복용 ▶자궁적출술, 나팔관 결찰 등이 있다.

난소암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주증상이 모호하다. 난소암의 주증상은 모호한 동통, 복부 팽창과 불편감, 소화 장애, 식욕 감퇴 등이 있으며, 드물게는 질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주증상이 소화불량과 비슷한 증상이기 때문에 소화기내과 진료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난소암은 자궁암과 달리 초기의 특이적 증상이 없어 진단받을 당시에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85~95%로 완치율이 높다. 이 때문에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부인암 검진 시 질 초음파와 피검사(종양표지자, CA 125, CA19-9, HE4)를 병행하게 되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난소암은 복막파종이 잘 생기며, 이것은 암세포가 난소의 표면에서 마치 씨를 뿌리듯이 복막으로 퍼져가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복막의 투과성이 감소해 많은 양의 복수를 동반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곳 전이와 림프절 전이도 잘 일어난다.

난소에 혹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다. 난소에 생기는 혹은 크게 기능성 혹과 종양성 혹으로 나뉘는데, 직경 5㎝ 이하의 단순한 물혹은 대부분 기능성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진다. 종양성 혹은 다시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뉘는데 이 악성종양이 바로 난소암이다. 난소암의 감별을 위해서는 의사의 내진으로 난소가 커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 필요하면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혈액검사로 종양표지자를 측정함으로써 진단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산부인과 진찰에서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CT, MRI 등의 검사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고 종양 내부의 구조, 전이 여부 등을 자세히 조사한다.

항암화학요법 먼저 진행한 후 수술하기도
난소암의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과 항암 화학 요법, 표적 치료, 면역치료 등이 있다.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 나이, 진단 당시 난소암의 병기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임 연령기 여성인 경우 추후 임신을 원하는지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다. 초기(난소암 1기 초)에 발견된 경우라면 종양이 있는 난소와 나팔관만 제거하고 다른 쪽 난소, 나팔관 자궁은 그대로 남겨 완치 후 임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정확한 병기 설정과 잔존병변 제거를 위해 양측 난소 나팔관과 자궁을 제거하며 골반/대동맥 주변 림프절 절제, 대망 절제술을 시행하고 복수세포 검사를 진행한다. 난소암 수술 후 병기가 설정되며, 세포 종류와 분화도에 따라 1기말 이상 또는 분화도가 좋지 않은 경우 1기초에도 재발 방지 및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제거를 위해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항암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3기말 이상의 진행성 암에서는 혈관 생성 억제제와 같은 표적 치료제를 병용해 사용하기도 하며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PARP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진단 당시 전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다른 내과적 문제로 수술이 곤란한 경우 또는 병이 상당히 진행돼 초기 수술로 효과적인 세포 감축술이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는 경우에는 간단한 조직 검사로 난소암을 확진하고 복합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해 수술의 범위를 줄여 추후에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선행 항암화학요법이라고 부른다.

방사선 치료는 뼈 전이가 있거나 수술적으로 절제가 불가능하고 항암에 반응이 없는 경우 통증 경감을 위해 일부 환자에서 시행하기도 한다. 난소암은 상당히 많은 경우 3기 이상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후에도 재발이 많다. 여러 차례 재발한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 치료에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환자의 전신 컨디션이 항암화학요법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 면역치료를 할 수 있다. 항암제나 표적 치료제 같은 경우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빠르게 세포 분열을 하는 모든 세포에 작용하기 때문에 전신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항암을 중단하거나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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