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증가하는 ‘무릎 관절염’, 노년층 여성 삶의 질 위협한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 입력 2021.04.15 08.49

[한방으로 본 여성학개론 ⑤]

최근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윤스테이’는 깊은 세월과 자연이 어우러진 한옥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정갈한 한식을 맛보고 고택의 낭만을 즐기며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윤스테이에 머무는 외국인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고 음식을 대접하면서 세심하게 살피는 윤여정의 배려가 돋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식사 때마다 무릎을 구부려 음식을 대접할 때 힘겨워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무릎이 뻣뻣하고 아픈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고령 여성의 삶을 위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무릎 관절염 환자의 약 70%는 여성이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 절반 이상의 환자가 집중돼 있다. 나이가 들면 무릎 관절의 연골이 닳아 기능이 손상되고 염증이 잘 생긴다. 가만히 있을 땐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면 아픈 것이 특징이다. 잠들기 전 특히 통증이 심하고, 자다 무릎이 아파 깨기도 한다. 점차 진행하면 무릎 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봄을 잘 지내야 한다. 날이 따뜻해져 외부 활동이 늘면서 무릎 통증이 심해지기 쉽다. 실제 3월에는 전월보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10~20% 증가한다. 만약 걸을 때 소리가 들린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치료로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치료한다. 추나요법으로 어긋난 무릎 관절과 근육·인대를 바로잡아 변형을 막는다. 이후 침 치료로 무릎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이완시켜 기혈 순환을 돕는다. 순수 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으로 염증을 줄여 통증을 완화한다. 더불어 환자의 증상·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해 뼈와 연골의 퇴행을 늦춰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하는 것을 억제한다. 

특히 침 치료는 무릎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켜 무릎 퇴행성 관절염 수술 가능성을 줄여줘 고령 여성에게 적합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 데이터베이스(2002~2013년)를 활용해 국내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침 치료 여부에 따른 수술 연관성을 살폈다. 그 결과 침 치료군의 수술률은 0.26%(22명)인데 비해 대조군은 0.93%(240명)으로 대조군의 수술률이 3.5배 높았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또 두 그룹의 수술률에 대한 위험비(HR·Hazard Ratio)는 0.273(95% 신뢰구간 0.177-0.423)로 나타났다. 침 치료를 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수술률을 70% 가량 줄였다는 의미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70대가 가장 낮았으며, 성별로는 여성 무릎 관절염 환자가 남성보다 효과적으로 수술률을 줄일 수 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닥에 쪼그려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생활습관을 피해야 한다. 평지 걷기, 가벼운 조깅 등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은 관절염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주변 근육을 강화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무릎에 부담이 축적될 수 있으므로 체중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백세시대를 맞이했다.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관절 건강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자.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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