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동반한 고관절 골절도 '무수혈 수술' 가능

[박정렬 기자] 입력 2021.04.07 11.00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팀, 환자혈액관리 프로그램 적용

헤모글로빈 수치가 10g/dl(이하 단위 생략)이하인 빈혈 상태의 환자도 혈액관리프로그램을 통한 무수혈 수술로 안전하게 고관절 골절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팀(노재휘 서종현 장병웅 박종석)은 2014~2019년 헤모글로빈 수치가 10 이하인 고관절 골절 환자 34명에게 환자혈액관리 프로토콜을 적용해 수술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대퇴경부 및 전자간 등의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수술 전후의 출혈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 다량의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수혈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수혈은 면역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이 수 십년 전부터 수술 전후 약물 등의 처치를 통해 수혈량을 최소화하는 '환자혈액관리' 프로토그램을 적용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상 환자 모두에게 수술 전 4000 유닛의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조혈제)을 주3회 투여하고 100mg 철분제제를 매일 투여하는 환자혈액관리(Blood Management, PBM) 프로토콜을 적용했다. 수술 직전 트라넥사믹산(tranexamic acid-혈전을 분해하는 플라스민을 억제하여 지혈 작용을 하는 지혈제)을 정맥 투여하고, 수술 중에는 셀세이버(자가수혈회복시스템-수술 중 흘러나오는 피를 모아 원심분리기로 적혈구 성분만 걸러내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시스템)를 사용했다. 수술 후에는 헤모글로빈 값이 10이 될 때까지 수술 전 시행한 환자혈액관리 프로토콜을 유지했다.

그 결과, 평균 헤모글로빈 값은 수술 전 8.9(7.3-9.9), 수술 직후 7.9(6.5-9.3), 수술 5일차 8.1(4.4-9.7), 수술 7일차 8.5(4.5-9.9), 수술 14일차 9.9(5.7-11.1)였다. 평균 출혈량은 206.2±78.7ml였다. 34명 모두 수술 후 빈혈과 연관된 합병증은 없었다.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서유성 교수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10이하인 빈혈 상태의 고관절 골절도 수술 전 후 환자 혈액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해 수혈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 3월호에 개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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