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칫솔 소독 안 해…'세균 칫솔'로 양치질?

[정심교 기자] 입력 2021.03.30 10.38

유디치과, 환자 1284명 칫솔 관리 실태 설문조사

치아 건강을 지키는 기본은 올바른 양치질 습관이다. 많은 사람이 올바른 양치질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구강 위생에 큰 역할을 하는 칫솔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점심을 먹고 양치를 한 직장인·학생 가운데 칫솔을 서랍 속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칫솔은 입속으로 들어가는 도구이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위생 도구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관리가 잘못된 칫솔을 사용할 경우 잇몸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만큼, 칫솔 선택과 보관 방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응답자 절반, 공용 보관함에 칫솔 보관

유디치과는 성인 1284명을 대상으로 구강위생용품 관리 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양치질을 하루에 2회 이상 하는 사람이 83.5%, 음식 섭취 후 항상 양치질하는 사람이 12.5%로 많은 사람이 양치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양치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칫솔질 55.3%, 양치질 횟수 14.9%, 양치질 시간 12.7%, 칫솔 11.5%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칫솔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백영걸 대표원장은 “올바른 칫솔질만큼이나 자신의 치아 상태에 맞는 칫솔과 치약 등의 구강위생용품을 사용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해야 치아 건강에 도움된다”고 강조한다.
 

칫솔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칫솔의 모양과 칫솔모의 형태 63.9%로 가장 많았으며, 가격·브랜드(13.8%), 치과의사의 추천(7.1%)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떤 칫솔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칫솔 머리는 자신의 치아를 2~3개 덮을 정도의 크기면 충분하다. 칫솔모는 3~4열, 강도는 중간이면 무난하다. 칫솔을 6개월 이상 사용했는데도 변형이 없다면, 조금 더 부드러운 칫솔모를 선택한다. 반대로 몇 번 닦지도 않았는데 칫솔모가 구부러진다면 조금 더 강한 칫솔모를 택하는 게 좋다. 이를 닦는 힘이 너무 세서 치아에 마모가 생기거나 잇몸에 상처가 생긴 경우,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한다.
 

칫솔 소독 여부를 묻는 말에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소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약 50%가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공용 보관함, 세면대 위에 칫솔을 보관한다고 응답했다. 양치질 후에는 칫솔을 깨끗이 헹궈야 한다. 흐르는 물로 꼼꼼하게 닦아야 칫솔모 안에 치약이나 음식물 찌꺼기가 끼지 않는다. 잔여물이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주기적으로 칫솔을 소독하는 것도 위생 관리에 도움된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베이킹소다를 녹인 따뜻한 물에 10분 정도 담가두면 소독 효과를 볼 수 있다. 칫솔을 보관할 때 집에서는 화장실, 회사에서는 서랍 안에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장실·서랍 안은 습하고 통풍이 잘 안 돼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 칫솔은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는 게 좋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기 어렵다면 칫솔에 있는 물기를 잘 말려 건조한 뒤, 전용 케이스에 넣어둔다.
 
응답자의 60%, 칫솔 교체 시기 잘 몰라 

응답자의 대부분이 정확한 칫솔 교체 시기를 알지 못하고 3개월 이상 지나거나 칫솔모가 변형된 경우에 교체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61.4%였다. 칫솔 교체 시기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마다 칫솔질하는 강도가 달라, 칫솔모가 빨리 망가지기도 하고 더 오래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칫솔모의 벌어진 정도가 10% 이상이거나 칫솔모 끝이 구부러지면, 플라크 제거 효과가 떨어지고 벌어진 칫솔모에 잇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칫솔에 교체 날짜를 메모해놓거나 3개월마다 특정 날짜에 칫솔을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년기, 부드러운 솔로 치은퇴축 막아야

노년기에 정확한 칫솔질을 지키지 않은 채 너무 열심히만 칫솔질하는 건 도움되지 않는다. 칫솔질로 치아 뿌리가 닳기 때문에 오히려 충치가 잘 생길 수 있다. 특히 단순히 좌우 왕복으로만 반복해서 닦는 양치법은 치은퇴축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잇몸질환이 있는 경우 치은퇴축은 더 빠르게 진행돼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뿌리에 충치가 발생하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보다는 정확한 칫솔질 습관이 필요하다. 치은퇴축을 예방하려면 칫솔은 솔의 탄력이 부드러운 걸 선택한다. 칫솔질은 잇몸에서 치아방향으로 칫솔을 잡은 손목을 돌리면서 치아를 닦는 회전법이 추천된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백 대표원장은 "특히 보철물이나 임플란트를 한 경우에는 입속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특수형태의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현재 사용하는 칫솔을 치과에 가져가 자기에게 맞는지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기 쉬운 칫솔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백 대표원장은 “정기 검진이나 스케일링을 위해 치과를 방문했을 때 치과의사나 치과 위생사에게 올바른 구강관리 교육을 비롯해 칫솔관리법을 문의하면 누구라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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