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 위협하는 미세먼지, 봄철에도 뇌졸중 안심 못 해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3.30 09.50

발병 후 골든타임 내 병원 찾아 적절한 조치 받아야

느닷없이 찾아오는 위험천만한 불청객 뇌졸중, 보통 겨울철 기온이 갑자기 낮아질 때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이시백 교수의 도움말로 봄철 뇌졸중의 특징과 조기 진단 요령을 알아봤다.


뇌졸중은 흔히 중풍이라고도 알려져 있던 병이다. 뇌 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뇌출혈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질환과 흡연,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이 위험 요인이다. 요즘 같은 봄철에 이슈가 되는 미세먼지 역시 뇌졸중의 위험 요인 중 하나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지만, 미세먼지가 뇌졸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는 간접흡연과 비슷하게 피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보통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5~1/7 굵기,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20~1/30 굵기의 입자를 말한다. 체내에 들어오면 혈관에 영향을 끼친다. 여러 부정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혈관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같은 주요 혈관 질환을 악화한다. 이것이 곧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 1시간 늦으면 수명 3.6년 단축
뇌졸중을 막으려면 생활습관 관리가 기본이다. 뇌졸중의 위험 요인을 일상적인 조절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인의 생활 환경에서 이들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통제한다고 해도 뇌졸중이 일어날 확률은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뇌졸중 발병 후 적절한 조치다.

허혈성 뇌졸중은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발병 4.5 시간 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야 피해를 최소화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경우에 따라 24시간 까지도 혈관 내 시술로 혈전을 제거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치료법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의미를 잃는다.

치료가 1시간 늦으면 수명 3.6년이 단축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뇌에 미치는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 교수는 “예방이 무엇보다 우선하지만, 발병하면 최대한 빨리 의사를 찾는다는 간단하고도 중요한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뇌졸중 자가 진단법 ‘FAST 법칙’ 알아두세요

F(Face Dropping) 얼굴에 나타나는 징후를 일컫는다. 갑작스런 안면마비 증상이 대표적이다. 미소를 짓는데 얼굴 한 쪽이 쳐지는 증상을 예로 든다.


A(Arm Weakness) 팔에 드러나는 징후다.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했는데 팔 한 쪽이 늘어진다거나 양 주먹을 꼭 쥐는데 한 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풀리는 모습을 보인다.

S(Speech Difficulty) 말과 연관된 징후다. 발음이 잘 안 된다거나 대화하고 싶은데 입에서 말이 안 나온다거나 혹은 남들이 건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식이다.

T(Time to call 119) 앞서 세 점검에서 드러난 증상들은 뇌졸중을 시사한다.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으므로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바로 의료적인 처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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