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구토에 우왕좌왕 부모, 이럴 때 꼭 병원 데려가세요

[김선영 기자] 입력 2021.02.25 09.50

전문의가 풀어준 우리 아이 구토 궁금증

구토는 소아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의 하나다. 대개 소화기관이 덜 발달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괜찮아지지만, 일부는 성장에 해를 끼치거나 건강상 치명적인 위험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의 도움말로 우리 아이 구토와 관련된 궁금증을 해소해본다.

궁금증 1.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까


신생아 구토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우유를 먹인 후 트림을 시켜줬는데, 어느새 보면 입가에 주르르 소량의 우유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엄밀히 말해 구토가 아닌 역류라고 표현한다. 부모들은 ‘게워낸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심각한 병이 있거나 성장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또 우유를 먹고 나서 왈칵 토해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옷이 젖기도 한다. 대부분 △한꺼번에 많이 먹었거나 △갑자기 분유를 바꿔 줬거나 △분유를 너무 진하게 타 줬거나 △모유 먹던 아기에게 분유를 줬거나 △트림이 나오면서 동시에 나왔거나 △아기가 유난히 힘을 많이 줬거나 △우유를 먹은 후 너무 심하게 위치를 변경하면서 트림을 시켰을 때 등에서 관찰될 수 있다. 이 역시 어쩌다 왈칵 토하는 것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왈칵 보다 더 심한 경우로 분수를 뿜듯 ‘분수토(projectile vomiting)’를 하는 아기도 있다. 이때는 우유가 내려가는 장관 중 상부 위장관이 좁아졌거나 막힌 경우를 의심해볼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은 괜찮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병적일 수 있다.

김주영 교수는 “신생아는 소아나 성인보다 식도에서 위로 넘어가는 경계부가 쉽게 열리고 위장관도 아직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역류 증상이나 구토를 가끔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 횟수가 점점 잦아진다면 원인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궁금증 2.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수유 신생아는 우유의 양이 적당한지 보고, 한 번에 수유하는 양이 많으면 양을 줄이고 수유 시간 간격을 좁혀서 먹여본다. 먹일 때 주의사항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모유는 젖꼭지를 깊게 넣어주고 분유는 젖병을 충분히 기울여 먹인 후 5~10분간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역류가 반복될 땐 역류 방지 분유를 사용해 보거나, 우유 알레르기 여부를 감별해 야 한다. 트림은 우유 먹을 때 같이 들어간 공기가 다시 나올 때 나는 소리다. 아이가 토할 때는 기도로 다시 넘어가지 못하도록 최대한 빨리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거나 아기의 양측 견갑골 사이를 두드려 줘야 한다.

만약 아기가 왈칵 토하는 증상이 하루에 먹는 횟수의 반 이상 된다면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 김 교수는 “신생아는 보통 24시간 간격으로 8~10번 정도 수유를 하므로 4~5회 이상의 구토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하고, 생후 2~3주경부터 분수처럼 토하기 시작한다면 빠른 진단과 처치가 필요하다”며 “아울러 구토로 인한 체중 감소나 동반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신체검진 및 영상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토해낸 것이 우윳빛 그대로 라면 대부분 위장관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색깔이 짙은 초록색이라면 담즙이 섞인 구토로, 십이지장 이하부의 폐쇄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 토물의 색이 태변색(짙은 까만색에서 카키색)이거나 붉은색 핏물이라면 더욱 병적인 토물로, 철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토하면서 아기의 얼굴색이 파래지고 사레 걸린 기침을 수차례 할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토물이 일시적으로 기도를 막을 수 있고 막지 않았더라도 폐로 들어가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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