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렌즈 보관·착용하면 안 되는 이유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2.24 10.20

세균·곰팡이 번식 쉬워 눈과 접촉 시 각막염·결막염 발생 위험

20~30대 여성 렌즈착용자 10명 중 4명은 10년 이상 렌즈를 착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렌즈 사용자의 상당수는 올바른 세척법과 보관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누네안과병원이 20~30대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렌즈 사용 실태'에 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렌즈 착용 횟수는 ‘주 3회 이상’이 약 80%가량이었고, ‘주 1회’와 ‘주 2회’는 각각 10% 초반대를 웃돌았다. 하루 평균 렌즈 착용 시간은 ‘8시간 이상’이 66%라는 결과를 보여 압도적이었다. ‘6~8시간 착용한다’는 응답도 27% 가까이 차지했다.

렌즈를 장시간 사용함에도 올바른 세척법과 보관법을 실천하는 사람은 다소 적었다. ‘렌즈를 수돗물이나 생수로 세척, 또는 보관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은 24%를 차지했으며, ‘렌즈를 착용하고 수영이나 샤워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도 87%를 차지했다. ‘렌즈를 빼지 않고 수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4%였다. 렌즈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함에도 응답자 2명 중 1명은 ‘올바르게 세척해 사용한다’고 답했다.

눈 건강을 위한 올바른 렌즈 착용·보관의 기본은 렌즈 착용 전후에 반드시 세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세척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 렌즈 표면에 단백질 등 이물질이 부착돼 착용 후 이물감이 느껴지고 뿌옇게 흐려 보이는 원인이 된다. 매일 렌즈를 착용할 경우 아침·저녁으로 보존액을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렌즈 착용 시 좌·우가 섞이지 않도록 올바르게 착용하고 제거 시에는 눈이 건조한 상태에서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콘택트렌즈 제거 전 인공눈물 1~2방울을 점안한 뒤 제거하는 것이 좋다.

렌즈케이스의 보관은 주로 ‘화장대’나 ‘화장실 세면대, 또는 화장실 안’이라고 응답한 이가 각각 44%, 41%라는 설문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세면대 배수구를 막을 수 있다. 렌즈가 세면대나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 후 착용해야 한다. 또 습도가 높은 화장실은 세균과 곰팡이의 번식이 쉽고 눈과 접촉할 경우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렌즈를 오래 착용하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렌즈를 뺀 후에도 눈이 건조해서 인공눈물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 이가 46%, ‘눈이 붉게 충혈돼 있고 실핏줄이 잘 보인다’고 답한 이가 45%였다.

이외에도 ▶‘렌즈 착용을 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눈이 따갑다’(28%) ▶‘렌즈 착용 시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눈물이 줄줄 흐른다’(24%) ▶‘빛을 보면 무지개 현상과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23%) ▶‘주기적으로 결막염이 생기고 잘 낫지 않는다’(14%)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

대구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은 “렌즈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렌즈와 눈 사이 산소 투과율이 낮아져 각막의 감각이 저하되며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고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며 "특히 컬러렌즈는 일반 투명렌즈보다 산소투과율이 낮아서 결막에 신생혈관을 생성시키기 쉬운데 이 신생혈관이 발생해 검은 눈동자 경계인 각막윤부에서 2mm 이상 자라 들어오면 렌즈 착용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렌즈 착용 기간은 6~8시간 이하가 적당하고 소프트렌즈의 경우 일주일에 3~4회 미만의 착용을 권한다"며 "렌즈 착용 시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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