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좁아지고 걸을 때 머뭇머뭇 거린다면 이것 의심을

[권선미 기자] 입력 2021.02.08 16.01

노인성 3대 질환 파킨슨병 바로 알기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전달세포가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로 도파민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뇌 신경세포 손상이 축적되면서 떨림, 경직, 보행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대개 연령이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최근엔 인구 고령화로 파킨슨병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지은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에 대해 알아봤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색질이라고 불리는 부위의 도파민 세포가 점점 줄면서 발생한다. 왜 흑색질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일부 유전적인 원인으로 파킨슨병이 발생하고, 환경적 영향이나 독성 물질이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만큼 확실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왜 발병했는지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구분한다. 운동증상은 느리게 움직이는 서동, 몸이 뻣벗하게 굳는 근육 경직(강직), 떨림, 자세 유지를 어려워 하는 자세 불안정 등이 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이 떨림이다. 가만히 있을 때도 손이 떨린다. 렘수면장애, 변비, 우울증 등 움직이는 것과 관련이 없는 비운동 증상도 존재한다. 

파킨슨병은 매우 서서히 진행돼 언제 질환이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다. 먼저 보폭이 예전보다 좁아져 종종 걸으며 걷거나 걸을 때 발이 얼어붙은 것처럼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인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한다. 도파민 결핍으로 운동·균형 감각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고 일어났을 때 이부자리가 유난히 엉켜있을 때도 주의한다. 잠을 자면서 팔다리를 움직이고 뒤척일 가능성이 크다.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심해지면 무의식중에 팔을 휘젓고 발을 걷어차는 행동을 한다. 모두 렘수면행동장애다.

본래 꿈을 꾸는 정상적인 렘수면 단계에서는 팔다리 근육이 마비돼 움직일 수 없다. 그런데 퇴행성 뇌 질환으로 뇌 행동을 조절하고 기억·판단하는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면 렘수면 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윤인영 교수팀은 렘수면행동장애를 보인 84명을 대상으로 추적·관찰했더니 이 중 9%가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받은 지 3년 만에 파킨슨병·치매로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치료는 크게 약물·물리 치료와 심부 뇌 자극술, 신경파괴술 등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로 정상인과 비슷한 일상생활유지가 가능하다. 물리치료는 자세교정, 보행훈련, 호흡훈련 등으로 굳어진 근육 및 관절을 풀어 운동량을 늘려 파킨스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장기간 약 부작용으로 약물 치료가 어렵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예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없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은 모든 신경퇴행성 질환에 좋지만 특히 파킨슨병의 치료에 있어서는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다. 운동을 통해 신체적 기능 향상 뿐 아니라 도파민 세포의 능력을 향상시켜 진행 경과를 늦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본인의 상태 및 파킨슨병 단계에 따라 걷기운동, 체조 및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 및 균형감각을 향상시키는 운동과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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