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구강 건강 지키는 X선, 스케일링 꾸준히

[박정렬 기자] 입력 2021.01.12 09.17

정기적인 구강 검진의 중요성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국가건강검진 대상자 1782만 명 중 구강검진 수검자는 567만여명으로 31.8%(567만 명)에 그쳤다. 강제성이 없고 치과를 따로 방문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환자가 많아서다. 하지만, 구강검진만 제대로 받아도 통증 등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 구강질환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구강검진을 멀리하다간 오히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에게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물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치주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673만 명으로, 감기를 제치고 '외래 다빈도 질병 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치주질환은 초기에 별다른 통증이나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은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치태가 생기고, 이것이 굳어져 생긴 치석의 표면에 세균이 쌓이면서 잇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증이 느껴질 때는 염증이 치아뿌리까지 퍼져 잇몸이 내려앉고, 잇몸뼈가 녹아 치아가 흔들리거나 심한 경우 발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치주질환이 치아건강뿐 아니라 치매, 폐렴,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크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치주질환을 확인하는 데는 구강 파노라마(X선) 사진 촬영이 추천된다. 파노라마는 치아 뿌리와 턱관절을 정밀하게 촬영해 치주질환, 충치 등 구강질환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치주질환이 잇몸 깊이 진행됐거나 충치가 치아 사이 인접면에 발생한 경우, 충치가 치아 뿌리까지 번져 신경치료가 필요한지 여부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강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으로 시행되는 구강검진은 2년마다 진행되지만,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6개월~1년마다 정기적으로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스케일링은 양치질로 제거하기 힘든 치석을 미세한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제거하는 치료로 다양한 구강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스케일링은 초기 치주질환 치료로 시행된다. 진세식 원장은 "정기검진은 구강 상태를 확인하고 치석을 제거하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구강관리 방법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습관의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정기적인 구강검진은 구강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구강암은 입술, 혀, 잇몸, 턱뼈 등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국내 구강암 환자는 전체 암환자의 2% 수준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발병 후 5년 이내 사망률이 약 44%에 이른다. 환자 10명 중 7명은 60~80대 고령층으로 나이 들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구강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진단과 치료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입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만약 ▶구내염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구강 점막에 희거나 붉은 반점이 생긴 경우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 ▶입안이나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구강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진세식 대표원장은 "의심 증상이 있다면 구강검진 시 의사에게 자세히 알리고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구강악안면외과가 있는 치과대학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